오래된 것은 박물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굳이 레트로 열풍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옛 것을 신선하게 가져온 아이템들이 트렌디한 것으로 인지되는 요즘, 가장 젊은 공간에 오래된 추억의 아이템들이 모여들고 있다. 80년대 서울의 간식들과 막걸리, 팥 라떼와 양갱까지 기억 저 편에서 ‘지금’으로 돌아온 먹거리들을 소개한다.

 

80년대 서울로 돌아가면, ‘서울커피’

80년대 서울에 대한 그리움을 모티프로 하는 ‘서울커피’는 잊혀 가는 우리 것의 가치를 새롭게 전달한다는 콘셉트를 지닌 카페다. 서울 익선동에서 운치 있는 한옥 카페로 시작해 망원동에도 새로 자리 잡았다. 망원동의 서울커피는 한옥 느낌의 익선동 카페에 비해, 모던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드립 커피를 비롯해, 연유 라떼, 비엔나 커피 등 다양한 커피를 즐기는 재미도 있지만, 80년대 서울의 향수를 담은 팥 식혜, 단호박 식혜, 미숫가루, 보성 녹차 등 한국적인 메뉴를 만나볼 수 있어 반갑다. 특히, 식혜, 보리, 아카시아꿀, 요구르트, 달고나 캐러멜, 계란 과자 등 익숙한 12가지 맛의 큐브 아이스크림은 메뉴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매력을 풍긴다. 인절미 생초콜릿뿐만 아니라 앙버터 우유 식빵과 초콜릿 꽈배기도 인기 메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 90
영업시간 12:00~22:30
전화 02-330-0861

서울커피 홈페이지

 

 

동네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재미, ‘복덕방’

세로형의 나무 간판으로 ‘복덕방’이라는 석 자가 걸려있다. 요즘도 부동산이 아닌 복덕방이 있나 생각할 수 있지만, ‘부동산’도 ‘복덕방’도 아닌, ‘막걸리’를 파는 가게다. 어머니가 안주를 요리하고 주인장인 아들이 운영하고 있어, 가게에 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막걸리를 마시다 보면 손님을 편안하고 후덕하게 대하는 주인장과 늘 드나드는 것처럼 메뉴를 주문하는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동네’ 분위기가 옛 마을의 ‘복덕방’을 연상시킨다.

막걸리 가게답게 주종은 막걸리뿐이며, 그 외 다른 주류는 판매하지 않는다. 송명섭, 해창, 백련, 칠곡, 호랑이 막걸리 등 20여 종이 넘는 막걸리들을 판매해 선택의 폭이 넓다. 막걸리의 종류에 대해 고민하는 고객들에게는 주문하는 안주와 어울리는 주종을 주인장이 ‘페어링 해’ 추천해준다. 상큼한 배, 와사비와 함께 계란 노른자가 얹힌 육회, 쫄깃한 메밀전병이 인기가 높은 안주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8길 5
영업시간 화~금요일 18:00~2:00, 토요일 17:00~2:00(일, 월요일 휴무)
전화 02-798-2231

복덕방 인스타그램

 

 

팥라떼와 달달한 양갱 간식이 있는, ‘마가렡’

‘초콜릿보다 더 좋은 양갱을 만듭니다’라는 모토로 운영하는 ‘마가렡’은 양갱과 팥 라떼를 파는 가게다. 초록색 페인트의 깔끔한 외관에 ‘마가렡’이라는 글자가 창문에 단출하게 새겨져 레트로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장미로 수놓은 커튼을 지나면 단 하나의 원형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정겨운 기분을 자아낸다.

팥 라떼는 우유에 달달한 팥앙금을 넣어 만든 음료다. 옛날 음료들의 브랜드가 새겨진 추억의 유리잔에 팥 라떼를 따라 마시면 오래된 시간 속으로 여행을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양갱은 팥, 밤, 흑임자, 단호박, 무화과 등 다양한 맛이 준비되어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양갱을 판매한다. 오는 5월 16일까지 매장 영업은 하지 않으니 인스타그램을 확인하고 방문할 것.

 
주소 서울시 마포구 방울내로 24-1
영업시간 목~토요일 13:00~19:00(일~수요일 휴무)
전화 010-7152-9828

마가렡 인스타그램

 

 

Writer

좋아하는 것들 언저리에서 담 넘어 구경하는 걸 즐기다가 지금은 음악을 하고 있다. 똑같은 매일을 반복해야만 갈 수 있는, 낯설고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가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