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시즌으로 종영된 인기 미드 <뱀파이어 다이어리>에는 정갈한 음색의 남자 보컬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얼핏 제임스 므라즈와 비슷하다는 평을 듣지만, 음색이 더 낭랑하다. 덴마크 출신으로 런던에 기반을 두고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 매즈 랭거(Mads Langer)다. 이제 갓 서른을 넘은 나이치고는 무척 성숙한 음악을 들려준다. 먼저 <뱀파이어 다이어리>에 수록된 두 곡을 들어 보자.

Mads Langer 'The Beauty of the Dark' (with Lyric)
Mads Langer ‘The River Has Run Wild’ Live

그의 음악이 나이보다 성숙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그가 지난 10여 년 간 겪은 인생 경험 때문일 수도 있다. 일찍 음악 업계에 발탁된 그는 2006년 코펜하겐에서 첫 음반을 내자마자 큰 시장인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대형 음반사와 미디어 간부들에게 불려 다니는 고단한 루키 생활에 염증을 느껴 1년 만에 다시 유럽으로 돌아온다. 그는 낡은 폭스바겐에 지도와 기타 하나를 싣고 유럽 전 지역을 떠도는 연주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음악을 되찾았다.

Mads Langer 'You're Not Alone'

매즈 랭거는 12세기에 활동한 중세 음유시인 트루바두르(troubadour)처럼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했고 돈이 떨어지면 가지고 있던 CD를 팔기도 했다. 그리고 북유럽 특유의 차갑고 우수에 찬 노르딕 팝(Nordic Pop)으로 돌아왔다. 본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무리 경쾌한 음악을 만들려고 해도 결과는 멜랑꼴리한 음악이 된다고 한다. 그중 ‘Last Flower’는 자살한 덴마크 소녀팬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노래이다.

Mads Langer 'Last Flower'

2009년 런던에 정착하면서 매즈 랭거는 새로운 매니저를 구하고 다시 음반을 내기 시작한다. 마침 소니와 레코딩 계약을 하면서 강력한 마케팅 원군도 얻었다. 그는 계속 악상이 떠올라 벌써 수백 곡 이상을 작곡한 다작형 싱어송라이터다. 앞으로 제임스 므라즈와 견줄 수 있는 대형 아티스트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Mads Langer ‘Tunnel Vision’ MV
Mads langer ‘Overgir mig langsomt’ 2012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