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판대>

The Kioskㅣ2013ㅣ감독 아넷트 멜리스ㅣ7분

수년간 가판대는 ‘올가’의 작은 집이었다. 군것질을 좋아하고 매일 단조로운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몸집이 출구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올가는 낮이면 가판대를 운영하고 밤이면 여행 잡지를 읽으며 멀리 떠나는 행복한 상상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엉뚱한 사건으로 인해 올가의 무계획 즉흥여행이 시작된다.

<The Kiosk>는 일상의 안락함에 파묻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스위스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션 감독 아넷트 멜리스(Anete Melece)는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 자신의 경험을 애니메이션에 투영했다. 그는 정기적인 수입을 얻으며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했지만, 어딘가 삶의 생기와 활력을 잃어간다고 느끼던 즈음 퇴사를 결심했고 ‘올가’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가판대를 몸에 껴입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거리를 누비는 올가의 모습을 보고있으면 저절로 흐뭇하고 든든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아넷트 멜리스 감독은 일상 속의 평범한 이야기들을 때로는 재기발랄하게, 때로는 잔잔한 서사와 특유의 나른하고 선이 아름다운 그림체로 담아내는데 능하다. 가판대를 운영하는 평범한 여성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험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담담하고 예쁘게 그려낸 <The Kiosk>는 100 개가 넘는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2014 년 스위스 영화제(Swiss Film Award) 최우수 애니메이션 부문을 비롯한 다수의 수상을 획득했다. 아직은 듬성한 감독의 홈페이지와 비메오 계정이 더 다채로운 작품으로 꽉 차기를 기대하며 작품을 감상해보자.

 

Anete Melece 비메오
Anete Melece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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