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이든 부부간에 일본에서 건너온 ‘졸혼’이 유행인가 보다.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부부간의 정이 다하여 이혼은 하지 않고 혼인 관계는 유지하지만, 서로 간섭하지 않고 한집에서 따로 사는 방식이다. 단편 애니메이션 <거꾸로 부부(Head Over Heels)>에 등장하는 ‘월터’(Walter)와 ‘매지’(Madge)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아예 중력을 거슬러 천장과 바닥에서 따로 살면서 매사에 서로에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쌓인 정이 무섭다고 발레 신발을 매개로 두 사람 간의 해빙 무드가 싹트기 시작한다.

<Head Over Heels>(2012)

미국 아리조나 출신인 티모시 렉카트(Timothy Reckart)는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창작 일을 하기 위해 영국의 국립영화학교로 진학했다. 그곳에서 인형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배워 이 작품을 만들었는데, 이듬해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최종 후보로 올랐고 그 외에 20여 편의 상을 받았다. 그는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프리랜서 감독으로 일하고 있으며, 지난해 소니 영화사와 함께 첫 장편 애니메이션 <The Star>(2017)를 감독하였다.

<Head Over Heels> 제작에 열중인 티모시 렉카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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