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자 David Attenborough와 BBC의 제작팀은 갈라파고스섬에서 바다이구아나의 새끼 부화 장면을 촬영하다가 예기치 않게 바위틈에서 머리를 내민 수십 마리의 뱀을 목격하였다. 이때부터 카메라에 촬영된 놀라운 장면은 2016년 11월 6일 BBC Earth 채널에 공개되면서 SNS을 뜨겁게 달구었다. 공개 당일에만 9백만 조회수를 기록하였다고 하며, 그 후 온라인에는 수많은 리액션(반응) 영상들이 올라올 정도로 화제를 몰고 왔다. 이듬해에는 영국 아카데미(BAFTA) 상과 Virgin의 TV Must-See Moment 상을 받았다.

BBC Earth의 <Iguana vs. Snakes> 영상

바위틈에서 기어 나온 포식자 뱀 무리를 따돌리고 바위 위로 올라가야 하는 새끼 이구아나들은 대부분 잡아 먹히지만, 마지막 이구아나는 불굴의 투지로 간발의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탈출에 성공한다. 중간에 잡히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포식자의 똬리를 빠져나오면서 더욱 진한 감동을 준다. 수상 후 제작진 중 한 명이 “두 대의 카메라로 살아남은 복수의 새끼 이구아나를 찍은 장면을 편집했다”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BBC는 즉각 “두 대의 카메라가 촬영에 동원된 것은 맞지만 한 대는 이구아나를, 다른 한 대는 뱀의 입장에서 찍은 것”이라 공식 부인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Iguana vs. Snakes> Behind-the-Scene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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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놀라운 영상은 BBC 자연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장면 중의 하나로 기록되며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 놀라운 하루>(Planet Earth 2)에 수록되었다. 이 영화는 2018년 2월 말 개봉되어 3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했으며, 이제는 배우 이제훈의 내레이션과 함께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