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조시 말리스(Jossie Malis)는 10여 년에 걸쳐 애니메이션 시리즈 <벤디토 머신(Bendito Machine)>을 연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그림자 인형극 와양 쿨릿(Wang Yang Kulit)에 영감을 받아, 본업인 일러스트 작업 외의 자투리 시간에 플래시 애니메이션 기법을 배워가며 실험적인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든 것이다. 플래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출품한 그의 첫 번째 작품은, 정교한 그림체와 독특한 효과음, 그리고 인류에 건네는 강력한 메시지로 호평을 받았다.

<Bendito Machine I>(2006)


‘Bendito’는 스페인어로 ‘신성한’이라는 뜻을 지닌 형용사로, ‘Bendito Machine’은 영미권에서 ‘Holy Machine’으로, 아시아권에서 ‘신성한 기계’로 번역되기도 한다. 인간의 나약함과 신으로 표현되는 기계문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교육적인 목적으로 학교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작가는 12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는 서사극을 구상하면서 연이어 부제가 달린 후속작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Bendito Machine II: The Spark of Life>(2007)

 

<Bendito Machine III: Obey His Commands>(2009)

 

<Bendito Machine IV: Fuel the Machine>(2012)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 조시 말리스


다섯 번째 에피소드부터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를 활용했다. 펀딩 유치를 위해 애니메이션 문양이 인쇄된 티셔츠나 플립보드 같은 경품을 준비했고, 총 290명의 찬조자로부터 1만 6천 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발표한 다섯 편의 에피소드는 5백여 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수상 기록은 86회를 기록했다. 이제 작가와 그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Zumbakamera’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준비에 들어갔다.

<Bendito Machine V: Pull the Trigger>(2014)

 

서사를 지닌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여섯 번째 에피소드 역시 킥스타터에서 1만 7천 유로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인류가 신을 찾아 미지의 세계, 우주로 나서는 내용이 될 것이라 하는데, 원래 지난해 공개 예정이었으나 해를 넘겨 올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Bendito Machine Final> 티저 영상

 

 

조시 말리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