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의 ‘Tell Me’, 싸이의 ‘강남스타일’ 댄스를 기억하는가. 이 춤처럼 단순한 듯 사랑스러운 동작으로 사람들을 매료한 국민, 혹은 세계인 댄스를 모아봤다.
1. Macarena
세계에 열풍을 일으킨 댄스곡의 원조는 ‘마카레나(Macarena)’가 아닐까? 마카레나는 1992년 발매된 스페인 남성 듀오 로스 델 리오(Los del Rio)의 노래다. 그 흥겨운 멜로디가 주는 중독성은 스페인을 넘어 라틴아메리카와 미국마저 매혹했다. 미국의 베이사이드 보이즈(Bayside Boys)가 이 곡을 더욱 신나는 버전으로 리믹스한 덕분에 노래는 전 세계를 강타한 히트송이 되었다. 마카레나는 노래와 더불어 맞춤 댄스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쉬운 동작은 갖가지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었다.
마카레나 댄스는 등장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콘텐츠로 힘을 발휘하는 중. 지난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은 드라마 <고백부부>는 마카레나를 리메이크한 뮤직비디오를 내놓기도 했다. 지금 들어도 흥 나고, 지금 보아도 몸이 들썩이는 마카레나의 마력, 영상을 통해 제대로 느껴보자. (스페인어 버전은 유튜브 안에서만 볼 수 있다. 유튜브 링크)
2. Ai Se Eu Te Pego
‘Ai Se Eu Te Pego’, 이 노래는 2008년 브라질 밴드 Cangaia de Jegue가 불렀지만 2011년 브라질 뮤지션 Michel Teló가 다시 부르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 곡이 세계적인 히트곡이 된 데는 축구선수 네이마르(Neymar)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네이마르가 라커룸에서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화제가 되었고, 뒤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와 마르셀로(Marcelo)가 골 세리머니에서 그 춤을 따라 추면서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불러왔기 때문. 팔과 골반을 주로 사용하는 간단한 춤은 2012년 유럽 클럽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인기 댄스가 되었다. 덧붙여 ‘Ai Se Eu Te Pego’는 축구 게임 위닝 일레븐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며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3. 恋
2016년 일본 T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逃げるは恥だが役に立つ)>는 계약 결혼을 소재로 개성 있는 이야기를 이어가며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이 드라마의 주제곡 ‘恋(こい, 코이)’는 주연 배우이자 뮤지션으로도 활약하는 호시노 겐(星野 源)이 불렀다.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엔딩 테마로 恋가 흘러나오면서 등장인물들이 춤을 추는데, 이 춤이 엄청난 인기를 끌어 아예 코이(恋) 댄스라고 명명되어버렸다. 코이 댄스의 가장 큰 매력은 두말할 필요 없이 ‘귀여움’. 발을 동동 구르며 고개를 까닥이는 일련의 동작이 보는 사람을 흐뭇하게 만든다. 수많은 패러디와 플래시몹을 낳은 코이 댄스는 ‘TDC 댄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토미오카 고등학교 댄스부가 커버하며 그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4. Panama
루마니아 뮤지션 마테오(Matteo)가 2013년 발표한 곡 ‘Panama’는 지난해 말, 중국과 태국에서 다소 뜬금없이 떠올랐다. 시작은 중국이었다. 2017년 9월, 중국의 비디오 공유 사이트 ‘DouYu’에 #Panamadance 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노래에 맞춰 춤추는 영상이 하나둘 올라오더니 곧 수백 개로 늘어났다. 그 후 태국의 인터넷 스타들이 파나마 댄스를 추는 영상을 업로드하며 이 노래와 춤은 태국과 베트남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파나마 댄스의 큰 매력은 팔과 다리 모션만 제외하면 동작을 자유로이 변형할 수 있다는 것. 파나마 댄스의 유행은 인터넷 밈(meme)의 힘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한데, 원곡 가수 마테오 역시 자신도 모르는 댄스가 본인 노래와 함께 인기를 누리게 된 데 놀라움을 표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