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레스톤베리, 프리마베라 사운드, 코첼라, 후지락, 섬머소닉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이 이름들은 모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록 페스티벌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3대 음악 마켓을 들어본 적 있나요? 바로 미국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프랑스의 미뎀(MIDEM), 싱가포르의 뮤직 매터스(Music Matters)입니다. 공연 및 네트워킹, 비즈니스가 동시에 이뤄지는 음악 마켓은 음악관계자들에겐 놓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행사입니다.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뮤직 마켓을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최대의 음악 마켓,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이미지- SXSW 홈페이지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SXSW)는 미국의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매년 3월에 개최되는 페스티벌로 음악, 영화, 인터렉티브, 네트워킹을 위한 파티 및 컨퍼런스가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마켓입니다. 1987년에 참가자 700여 명의 지역 행사로 처음 시작한 SXSW는, 점점 규모를 키워가며 지금은 전 세계 60여 개국 약 2만여 명의 음악 관계자들과 2천여 팀의 뮤지션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SXSW는 2011년 기준 약 1억 6700만 달러의 경제효과를 가져오며, 오스틴 경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엘론 머스크, 버니 샌더스 등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들이 기조연설을 하는 등 SXSW는 단순한 페스티벌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며 음악은 물론 영화, IT,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시내 중심가는 차량을 통제하고, 넘쳐나는 사람들과 음악으로 거리는 낮부터 밤까지 활력이 흘러넘칩니다. 교회에서 펍에 이르기까지 100군데가 넘는 크고 작은 공연장에서 끊임없이 공연이 이어지고,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관계자 및 관객들과 만납니다. 그러한 에너지로 오스틴이란 도시는 매년 봄이 되면 하나의 거대한 용광로처럼 뜨거워집니다. 우리나라 아티스트들도 몇 년 전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으로 매년 SXSW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총괄 디렉터인 제임스 마이너는 한국의 다양한 음악이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K-POP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SXSW에서 그 영향력을 꾸준히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음악계의 칸 영화제, 미뎀(MIDEM)

이미지- MIDEM 블로그

미뎀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유럽 지역 최대의 음악 마켓입니다. 1967년부터 시작한 미뎀은 50년이 넘는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음악 마켓인 미뎀은 음악계의 칸 영화제라 불립니다. 팔레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을 중심으로 매년 6월이면 전 세계 총 75개국의 제작사, 유통사, 뮤지션 등 7천여 명의 음악 관계자들이 칸에 모입니다. SXSW가 축제에 가깝다면 미뎀은 공연보다는 국가별 공식 쇼케이스 등 비즈니스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브랜딩과 마케팅, 뮤직 비즈니스 등 음악 산업의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아티스트와 제작자들에겐 스폰서쉽을 통한 홍보나 지원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제공합니다. 매년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네트워크 이벤트 및 파티, 컨퍼런스 등에서 활발히 토론하며 교류하는 것 역시 미뎀만의 특징입니다.



 

아시아 최대의 뮤직 마켓, 뮤직 매터스(Music Matters)

이미지- Music Matters 페이스북

뮤직 매터스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의 뮤직 마켓입니다. 뮤직 매터스는 SXSW, 미뎀과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마켓으로, 지난 11년 동안 아시아권 음악을 다른 지역과 연결시킨 아시아 최초의 뮤직 마켓입니다. 싱가포르 클라키 광장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는 3~5일 동안 이루어지며 모든 공연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됩니다. 애플 뮤직과 공동으로 제작한 ‘Music Matters Live’에는 지난해 12개국 40팀이 참여했습니다. 뮤직매터스는 잠재력 넘치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영미권 및 호주, 뉴질랜드 등의 아티스트들과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의 로컬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왔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울산의 에어팜, 홍대에서 열리는 잔다리 페스타 등 글로벌 수준의 뮤직 마켓이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의 많은 뮤지션들이 뮤콘을 통해 음악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알렸고, 이러한 음악 마켓은 해외 활동을 염두에 둔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SXSW나 미뎀에 비하면 그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비즈매칭이나 뮤직 콜라보처럼 잘 짜인 프로그램들과 잔다리 페스타처럼 홍대의 지역적 특수성을 연계시킨 장점을 활용한다면 그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입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나타내긴 어려울 수 있지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아시아 음악 마켓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메인 이미지 Via numrush

 

 

Writer

지큐, 아레나, 더블유, 블링, 맵스 등 패션 매거진 모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개러지 록밴드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과 포크밴드 스몰오(Small O)를 거쳐 2016년 초 밴드 아도이(ADOY)를 결성, 팀 내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최근 첫 에세이집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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