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소재한 비주얼 스튜디오 포스트패닉(PostPanic)과 그곳의 대표 감독 미샤 로제마(Mischa Rozema)는 VFX 효과의 광고 제작으로 유명하다. 할리우드의 대형 탤런트 에이전시 UTA(United Talent Agency)가 그의 광고영상에 관심을 갖고 암스테르담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자리에서, 로제마 감독은 광고 대신 장편영화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그들은 그 아이디어를 바로 할리우드로 가져가는 대신 크라우드 펀딩사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5만 달러(6천만 원)를 조달하여 단편영화 <Sundays>를 제작하였다. 촬영은 구글 어스를 통해 찾은 장소 멕시코시티에서 진행되었다.

PostPanic Production의 단편 <Sundays>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달렸다”는 선언과 함께 시작되는 14분 길이의 단편은, 지구 멸망 이후의 황량한 미래세계를 보여준다. 주인공 Ben의 획일적인 일상과 연인 Isabelle에 대한 기억은 모두 허구이며, 배후에는 Lenox 라는 이름의 거대한 조직이 있음을 암시한다.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러하다.

지구의 종말은 Ben에게는 악몽과도 같다. 과거의 추억은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다. 그가 아는 유일한 사랑 Isabelle의 기억이 떠올랐을 때, 그녀는 실종 상태였다. 실존에 대한 의심은 혼돈과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으로 이어진다. 실로 놀랍고 어두운 세계다. 세상은 명백히 그의 것이 아니다.

2015년에 온라인에 올라온 단편 <Sundays>는 곧바로 입소문을 탔다. 14분 길이의 단편영화에서 스토리 콘셉트와 VFX 제작능력을 확인한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워너, 소니, 폭스 3개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입찰 경쟁에 나섰고, 결국 워너가 장편영화로 제작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냈다. 로제마 감독을 확보하려는 탤런트 에이전시의 경쟁이 이어졌으나, 그는 이미 단편영화 제작에 힘을 보탠 UTA와 계약한 후였다.

단편 <Sundays>를 제작한 미샤 로제마 광고감독
이제 첫 장편영화 제작에 나서게 된다

<Sundays> 제작팀은 대형 영화사들을 쫓아다니며 그들의 영화 아이디어를 설파하는 대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그들의 콘셉트와 제작능력을 집약한 단편영화를 만들어 할리우드로 가는 지름길을 찾았다. 이제 머지않아 <매트릭스>와 <인셉션>을 능가하는 네덜란드발 대형 SF 영화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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