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완 감독의 새 공포캐릭터 ‘The Nun’과 ‘The Crooked Man’

말레이시아 출신의 호주 영화감독 제임스 완(James Wan)의 할리우드 성공 스토리는 놀랍기만 하다. 대학 졸업 후 시나리오 작가인 친구 리 워넬(Leigh Whannell)과 함께 <쏘우>(2004)를 내놓으며 영화계에 깜짝 등장했다. 제작비를 거의 들이지 않은 초저예산으로 제작한 이 공포영화는 극장에서 1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 영화로 기록된다. 2010년에 감독한 <인시디어스>는 제작비 1백 5십만 달러의 65배인 9천 7백만 달러의 극장 수입을 올렸고, 후속작 <인시디어스: 챕터 2>(2013)는 5백만 달러의 제작비로 1억 6천만 달러 수입이라는 놀라운 흥행 신화를 이어갔다.

제임스 완 감독 방한 당시 토크 콘서트 영상

실제 심령술사로 활동한 워렌 부부(Ed and Lorraine Warren)의 서적과 인터뷰에 기초한 <컨저링>은 할리우드에서 20여 년간 떠돌던 미완의 프로젝트였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젝트를 따낸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의 산하 제작사 뉴라인 시네마(New Line Cinema)는 공포영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제임스 완에게 감독을 맡겼다. <컨저링>과 같은 해 개봉된 <인시디어스: 챕터 2> 역시 놀라운 흥행 신화를 이어갔다. 개봉 3일 만에 제작비의 2배를 벌어들이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제작비 2천만 달러의 16배인 3억 2천만 달러의 극장 수입을 올렸고, 2016년 개봉한 <컨저링 2> 또한 제작비 4천만 달러로 전작과 비슷한 극장 수입을 올렸다.

<컨저링 2>의 1백만 돌파 기념으로 방한한 제임스 완 감독. 국내 팬들이 한국 이름으로 지어준 ‘임수완’이란 이름을 연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컨저링 2>에서는 향후 본격적인 등장을 예고한 무서운 두 악령이 등장했다. 바로 ‘수녀 (The Nun)’와 ‘크루키드 맨(The Crooked Man)’이다. <The Nun>은 중세 서적에 등장하는 ‘Valak’이라는 악마가 의문의 죽임을 당한 수녀에 현신하여 공포의 존재로 거듭나는 스핀오프 영화로, 올해 7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The Crooked Man>에 등장하는 공포 캐릭터는 18세기 영국의 동요에서 유래한 공포 캐릭터로, 큰 키와 마른 체형, 그리고 꺾인 관절이 특징이다. 이미 게임 캐릭터나 라이온스게이트에서 제작한 동명 영화 <The Crooked Man>(2016), 인터넷상의 수많은 영상에 등장하여 그리 생소한 캐릭터는 아니다.

<컨저링 2>에서 강력한 이미지로 등장한 수녀 악령
<컨저링 2>에서 본격적인 등장을 예고한 크루키드 맨

<쏘우>, <인시디어스>, <애나벨>, <컨저링>, <라이트 아웃>, <넌>, <크루키드 맨>. 모두 제임스 완 사단이 성공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공포영화 프랜차이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과거 <프레디 대 제이슨>(2003)과 같이 공포 캐릭터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영화가 곧 나올 가능성도 엿보이며, 궁극적으로는 <어벤저스>로 대표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와 같이 모든 공포영화 캐릭터가 하나의 스토리로 융합되는 가상의 세계관을 이미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