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글 팝(Jangle pop)은 찰랑찰랑한 기타 연주와 단순하면서 흡입력 있는 멜로디,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귀에 쉽게 들어오는 멜로디와 청량한 보컬 하모니, 넘실대는 기타 사운드는 쟁글 팝을 드라마틱한 매력의 장르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비틀즈(The Beatles),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 더 버즈(The Byrds) 등을 쟁글 팝의 시작으로 보는데, 12현의 리켄베커 기타가 쟁글거리는 듯한 사운드는 알이엠(R.E.M), 더 필리스(The Feelies), 더 스미스(The Smiths), 아스텍 카메라(Aztec Camera) 등 후대의 기타 팝을 계승한 밴드들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쟁글거리는 기타 사운드와 대중 친화적인 멜로디 속에서 우리를 춤추게 하는 쟁글 팝 넘버들을 만나보겠습니다.

 

Boy Pablo

이미지- Boy Pablo 페이스북

노르웨이 베르겐의 밴드 보이 파블로(Boy Pablo)는 칠레 출신의 19세 싱어송라이터 파블로 뮤노즈(Pablo Munoz)에 의해 2016년에 결성된 인디팝 밴드입니다. 로파이한 사운드의 기타 팝, 베드룸 팝을 하는 이들은, 파블로의 사촌을 포함한 그의 가장 친한 친구 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개의 싱글을 발표한 보이 파블로는 2017년 5월 19일 6트랙으로 구성된 EP <Roy Pablo>를 발표합니다. 특히 타이틀 곡 ‘Everytime’은 따라 부르고 싶은 멜로디와 찰랑거리는 기타, 단순하지만 솔직한 가사 등 쟁글 팝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훌륭한 노래입니다.

Boy Pablo 'Everytime'

로파이한 그들의 음악은 맥 드마르코(Mac Demarco), 옐로우 데이즈(Yellow Days), 마일드 하이 클럽(Mild High Club), 홈 셰이크(Homeshake) 등을 연상시킵니다. 그들 자신도 페이스북을 통해 파블로의 사운드는 그들과 동등한 수준의 행복하면서 우울한 음악으로 묘사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꾸러기들 같지만, 자신들의 앨범을 스스로 제작하고 ‘777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직접 관리하는 한편,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우며 2018년 유럽 투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장난기 가득한 소년들의 음악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Boy Pablo 'Ur Phone'

 

Alvvays

이미지- Alvvays페이스북

얼웨이즈(Alvvays)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2011년에 결성된 인디팝 밴드입니다. 멤버는 보컬리스트인 Molly Rankin, 키보드리스트 Kerri MacLellan, 기타리스트 Alec O'Hanley, 베이시스트 Brian Murphy, 드러머 Sheridan Riley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웨이즈라고 부르는데 팀(‘always’)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철자를 그렇게 바꿨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얼웨이즈는 2014년 ‘Polyvinyl’ 레이블을 통해 첫 번째 앨범 <Alvvays>을, 2017년 9월 8일 3년 만에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Antisocialites>를 발매합니다.

Alvvays 'Dream Tonite'

얼웨이즈의 음악은 드림 팝, 또는 기타 팝으로 분류됩니다. 보컬이자 작곡을 담당하는 Molly Rankin의 말에 따르면, 얼웨이즈의 음악은 특정 장르가 아니라 강한 멜로디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고 밝혔습니다. 베스트 코스트(Best Coast), 틴에이지 팬클럽(Teenage Fanclub)과 같은 밴드들과 비슷하게 들리며,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와도 비교되었고, 트레이시언 캠벨(Tracyanne Campbell), 엠지엠티(MGMT), 돌리 믹스터(Dolly Mixture), 더 스미스(the Smiths)는 물론, 심지어는 셀렌 디온(Celine Dion), 오아시스(Oasis)에게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특히 새 앨범에서 물과 우주, 바다에 관해서 더 많이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으며, 로파이한 사운드의 장점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했습니다.

Alvvays 'Full Performance'

 

Connan Mockasin

Via undertheradar

코난 모카신(Connan Mockasin)은 뉴질랜드의 작은 마을 테 아왕가(Te Awanga) 출신으로 본명은 Connan Tant Hosford입니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영국의 런던, 맨체스터와 이스트 서섹스(East Sussex)에서 머물며 오랜 시간 음악 활동을 해온 그는, 2008년부터 코난 모카신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솔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는 2010년 첫 번째 앨범인 <Please Turn Me into the Snat>을 발표하며, <NME>와 <Drowned In Sound>를 포함한 음악 비평지들의 찬사를 받습니다. 2013년 9월에 두 번째 앨범인 <Caramel>을 발표했습니다.

Connan Mockasin 'I'm the Man, That Will Find You'

코나 모카신은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입니다. 도쿄의 한 호텔 방에 틀어박혀 한 달 동안 앨범 작업을 끝내기도 하고, 다른 음악은 일절 듣지 않은 채 어머니를 위한 음악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의 이런 특이한 행동은 내면의 상상력과 맞물려 기존 음악들과는 차별화된 코난 모카신만의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괴짜 같지만, 라디오 헤드, 샤를로트 갱스부르, 제임스 블레이크, 맥 드 마르코 등 그를 좋아하는 많은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그들과 공동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와 환각적인 멜로디, 축 늘어지는 듯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음악은 얼핏 듣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의 음악은 정교하고, 수준 높습니다.

Connan Mockasin Live @Sundae Sessions

 

Writer

지큐, 아레나, 더블유, 블링, 맵스 등 패션 매거진 모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개러지 록밴드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과 포크밴드 스몰오(Small O)를 거쳐 2016년 초 밴드 아도이(ADOY)를 결성, 팀 내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최근 첫 에세이집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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