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미터 플랫폼>

Ten Meter Towerㅣ2015ㅣ감독 악셀 다니엘슨, 막시밀리언 반 아에르트릭크ㅣ15분

인간이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는 10미터 높이의 다이빙대에 오른 사람들은 아래로 뛰어내릴지 포기하고 돌아설지 선택해야 한다. 딜레마에 빠진 인간 심리에 대한 유쾌한 탐구.

선택의 기로에서 사람들의 반응은 흔히 공포와 주저, 용기와 단념과 같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10미터 플랫폼>은 다이빙대 위에 선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을 관찰한다. 차분하게 심호흡을 한 뒤 과감하게 뛰어내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득한 높이에 실소를 터뜨리고 포기해 버리는 사람도 있고, 내려갔다가 금세 올라와 악착같이 다이빙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시도에 대한 두려움과 포기로 인한 굴욕이 동시에 밀려오는 딜레마 상황에서 각각의 인물이 보여주는 필터링 없는 리액션은 가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이 리얼하고 생생하다.

<10미터 플랫폼>은 2013년부터 플랫폼 프로덕션(Plattform Produktion) 함께 호흡을 맞춰온 악셀 다니엘슨(Axel Danielson)과 막시밀리언 반 아에르트릭크(Maximilien Van Aertryck) 감독이 만든 단편 다큐멘터리다. 이들은 극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심리를 관찰하고자 했고, 참가비 30달러(한화 약 3만 2천 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다이빙 경험이 전무한 67명의 지원자를 모았다. 물론, 두 감독은 뛰어내리는 데 성공한 지원자나, 포기하고 돌아선 지원자 모두의 선택을 존중했고, 그들의 결정에 똑같이 의미를 두었으므로 모두에게 동등한 페이를 지급했다. 결과적으로 6대의 카메라와 마이크로폰만으로 담아낸 각각의 장면들은 일종의 ‘몰래카메라’ 효과를 유발하며 딜레마에 빠진 인간의 심리를 생생히 비춘다. 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2016), 33회 선댄스영화제(2017) 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2017)를 비롯한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 상영되며 보는 이의 공감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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