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화가를 그린 두 작품이 2015년 말 연이어 개봉하여 화제였다.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가 ‘폴 세잔(Paul Cézanne)’과 20세기 미술계를 뒤흔든 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쉴레(Egon Schiele)’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가 아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삶과 철학, 숨겨져 있던 우정과 사랑 등을 그린 영화 두 편을 이제는 온라인으로 다시 볼 수 있다.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

Cezanne and I | 2015 | 감독 다니엘르 톰슨 | 출연 기욤 갈리엔, 기욤 까네

프랑스의 대표 화가 폴 세잔(1839~1906)은 살아생전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평생을 그림에 헌신했지만 당대 함께 활동하던 마네나 모네 등과는 달리 말년까지 별다른 관심을 얻지 못한 것. 하지만 곁에서 그를 응원하며 위대한 예술가의 길로 인도한 친구가 있었으니, 영화 <박쥐>(2009)의 모티프가 된 소설 <테레즈 라캥>(1867)부터 <목로주점>(1867), <나나>(1880), 드레퓌스 사건*으로 ‘행동하는 지성’이라 불린 작가 에밀 졸라(1840~1902)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두 사람은 서로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자 동반자로, 때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큰 상처를 주는 적으로 평생을 함께하며 성장해왔다. 말년에 이르러 사이가 틀어지게 되었지만,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이고 강렬했던 그들의 우정은 두 예술가를 탄생시킨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라붐>(1980), <유 콜 잇 러브>(1988)의 각본을 쓴 다니엘르 톰슨 감독이 연출했고, 프랑스의 국민 배우 기욤 갈리엔과 기욤 까네가 각각 폴 세잔과 에밀 졸라 역을 맡았다. 실제로도 두 ‘기욤’은 이미 십대 때부터 연극 공연을 함께하며 우정과 꿈을 나눈 절친한 친구다. 영화는 실제 폴 세잔이 그림을 그렸던 아뜰리에와 에밀 졸라가 살았던 전원주택부터, 엑상 프로방스와 19세기 파리까지 고스란히 재현하며 아름다운 영상미를 뽐낸다. 서신을 인용한 대화 등 당시 둘이 교류했던 모습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생트 빅투아르 산을 그린 수십 점의 연작이 이어지며 폴 세잔의 변화하는 작품 세계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엔딩크레딧은 관객을 위한 또 하나의 선물이 될 것이다. 2015년 12월에 개봉하여 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프랑스 군부는 1894년 유대인 출신의 포병 대위 알프레드 드레퓌스(Dreyfus, Alfred, 1859~1935)를 독일 간첩으로 몰아 종신형을 선고한다. 이에 에밀 졸라는 1898년 1월 13일, 신문 <로로르(L'Aurore)>에 ‘나는 고발한다!((J’accuse!)'라는 제목으로 프랑스 군부의 인민재판식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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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

Egon Schiele: Death and the Maiden | 2016 | 감독 디터 베르너 | 출연 노아 자베드라, 마레지 리크너, 발레리 파흐너

에곤 쉴레(1890~1918)는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장 도발적인 예술가였다. 그의 작품은 당시 보수적이던 유럽 화단에 크나큰 충격을 주었고, 각종 스캔들을 불러일으키며 그를 법정에 세우기까지 했다. 하지만 에곤 쉴레는 그림에 대한 열정을 굽히지 않았고, 예술의 점화제로 꾸준히 여성 모델을 기용하며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1912), <검정 스타킹을 신은 발리 노이질>(1912), <죽음과 소녀>(1915) 같은 미술사에 획을 긋는 걸작을 남겼다.

2017년 사망 100주년을 맞이하는 에곤 쉴레는 유럽을 대표하는 표현주의 화가로 구스타프 클림프(1862~1918)의 총애와 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관능적 욕망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는 예술계로부터 인정을 받고 안정적인 삶을 누리기 시작할 즈음인 1918년, 전 유럽을 휩쓸던 스페인 독감으로 아내와 뱃속의 아기와 함께 28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병으로 죽어가는 ‘에곤 쉴레’(노아 자베드라)를 비추면서 1910년, 그의 이름이 한창 알려지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그에게 영감을 준 네 명의 뮤즈와 위대한 걸작으로 남은 단 하나의 사랑, ‘발리 노이질’(발레리 파흐너)과의 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짧지만 강렬했던 화가의 인생을 보여준다. 뜨거운 사랑으로 예술과 외설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그린 영화는 2015년 12월 개봉하여 관객 수 5만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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