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오카 댄스 클럽(Tomioka Dance Club), 줄여서 TDC라 불리는 오사카 토미오카 고등학교의 댄스 동아리를 아는지.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이들의 중독성 강한 퍼포먼스는 지난 여름 유튜브에 올라온 공연 영상으로 이미 한차례 조명받았다. 올해 초에는 송은이가 이끄는 콘텐츠 회사 ‘비보TV’의 웹예능 ‘판벌려’에서 이들의 댄스를 재현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TDC 댄스’를 접하고, 흥미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화제의 영상을 먼저 보자.

일본 산케이 신문사는 매년 일본 내 고등학교 댄스부를 대상으로 대회를 연다. ‘일본 고교 댄스부 선수권 대회’라는 이름으로 올해 10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에서 토미오카 고등학교 댄스부는 2015년과 2016년도 우승, 작년 2017년 준우승을 차지했다. 위 영상은 작년 8월 17일 열린 대회에서의 공연 모습이다. 전부터 범상치 않은 무대의상과 격렬한 칼군무로 주목받은 이들이지만, 작년 80년대 버블경제 시대를 표현한 의상과 메이크업, 유로댄스 음악 등 노골적인 복고 콘셉트로 크게 화제 되며 우승 부럽지 않은 인기를 모았다.

2016년 TDC는 에어로빅용 타이즈를 입고 무대를 펼쳤다

실제로 토미오카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카네(Akane)가 코치로 있는 TDC는 총 90명에 달하는 댄스부원들 가운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40명의 인원으로 대회 무대를 꾸린다. 일본에서도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은 이들은 급기야 지난 9월 20일,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자신들이 제작한 뮤직비디오 영상을 공개했다. 지역제한 때문에 공식 뮤직비디오는 한국에서 재생되지 않는다.

(부분영상은 본 링크에서 볼 수 있다.)

 

TDC 뮤직비디오 캡처

이들이 차용한 의상 콘셉트, 즉 어깨에 패드를 잔뜩 집어넣은 오버사이즈 재킷, 초강력 스프레이로 한껏 세워 올린 앞머리, 퍼플, 블루 등 원색 아이섀도를 끼얹은 풀 메이크업은 모두 부모님의 옛 앨범에서나 발견할 법한 이미지들이다. 이같이 과장된 실루엣으로 대표되는 80년대 패션 코드는 때로 레트로를 넘어, 신세계의 발견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니까 ‘TDC 댄스’의 흥행은 한편으로 1980, 90년대 복고 문화에 대한 향수와 이를 뒤좇는 트렌드가 아직 유효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Yoko Oginome 'Dancing Hero'(1986)

이러한 복고 코드는 비단 패션뿐 아니라 이들이 선택한 음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때 롤러장 음악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앤지 골드(Angie Gold)의 유로댄스 장르의 곡 ‘Eat You Up’을 일본 가수 요코 오기노메(荻野目洋子)가 번안해 불렀는데, TDC가 이 버전을 댄스풍에 가깝게 편곡함으로써 더욱 흥겹게 들리도록 만들었다. 비교해 들어보면 원곡보다 두 배 빠른 템포로 완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이들의 공연 영상을 본 요코 오기노메는 트위터를 통해 “‘Dancing Hero’는 더 이상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 축제에 놀러 가고 싶다.”며 응원을 보냈고, 얼마후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2017년 12월 30일 열린 일본 레코드 어워드(Japan Record Awards)에서 요코 오기노메는 TDC와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대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요코 오기노메xTDC 합동공연 영상

다시 돌아와, 웹예능 ‘판벌려’는 5명의 예능인이 토미오카 고등학교 댄스부의 열정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스민 안무를 배우고 공연하는 일련의 과정을 그린다.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격렬한 안무를 칼같이 소화해내는 두 팀의 모습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태도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이들의 단호함과 비장미를 본다.

팬이 만든 셀럽파이브 vs TDC 비교 영상
 
* ‘판벌려’는 ‘비보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재 시즌2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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