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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은 형형색색의 거대한 우주선 가운데 찍힌 ‘ELO’ 문양이 눈에 익을 것이다. 당시 로맨틱 발라드곡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유명곡 ‘Midnight Blue’를 위시하여 수많은 애창곡을 남긴 채 해체한 밴드 ‘ELO’(Electric Light Orchestra)가 30여 년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밴드의 이름은 살짝 바꿨다.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이자 대부분의 곡을 작곡한 제프 린(Jeff Lynne)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Jeff Lynne’s ELO’라는 밴드명으로 활동을 재개한 이들은, 지난해 6만 명의 팬들이 모인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오리지널 멤버들이 모여 24곡의 주옥같은 음악을 선사했다. 대표곡 3곡과 함께 공연의 열기를 느껴보자.

ELO ‘Evil Women’(1975) at Wembley Stadium
ELO ‘Turn To Stone’(1977) at Wembley Stadium
ELO ‘Telephone Line’(1976) at Wembley Stadium

1970년 영국 버밍햄에서 결성된 ELO는 특이하게 첼로와 바이올린의 클래식 구성을 더한 모던 록 그룹으로, 11장의 정규 앨범으로 5천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슈퍼 그룹이다. 영국보다 미국에서 더 인기를 끌면서 총 15곡을 빌보드 톱 20에 올렸다. 하지만 흥미를 잃은 제프 린이 1986년 밴드를 해체하고 밥 딜런, 조지 해리슨, 로이 오비슨, 톰 페티와 함께 슈퍼 그룹 트래블링 윌버리스(Travelling Wilburys)에 참여하거나 솔로 활동에 몰두하며 긴 휴식에 들어갔다. 다른 멤버들의 ‘ELO II, The Orchestra’ 활동이나 일시적인 재결합이 있긴 했으나, 제프 린이 다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것은 30여 년 만인 2014년이었다.

2017년 록앤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ELO 영상

BBC가 주최한 자선 콘서트에서 팬들의 여전한 인기를 실감하였고 라이브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 2015년에 영국 투어에 나서면서 Jeff Lynne’s ELO라는 이름으로 13번째 앨범 <Alone in the Universe>을 발표했다. 이 앨범은 사실상 제프 린 자신의 집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혼자 모든 악기를 연주한 솔로 앨범이었다. 2017년에는 ELO가 록앤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면서 오랜만에 오리지널 멤버 4명이 모두 모였고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투어 일정에는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멤버가 모두 참여하게 될지 기대해본다.

2015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에드 시런(Ed Sheeran)과의 협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