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Familyㅣ2016ㅣ감독 김민경ㅣ출연 이가현, 김도형, 박초연, 조두빈ㅣ5분

출근준비로 바쁜 어느 평범한 가정집. 첫째에게만 관심을 쏟는 엄마는 자신을 붙잡는 막내 ‘여름이’의 손길을 알면서도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는다. 아빠 역시 이 집에서 여름이를 가장 애틋하게 여기는 사람이지만 달랑 먹다 남은 치킨 뼈 두 조각 남겨 놓고는 집을 나서버린다. 그렇게 홀로 집에 남겨진 여름이는 외로움과 서운한 마음에 온 집 안을 휘저으며 말썽을 피우기 시작한다.

단편영화 <가족>

가족은 영아기를 넘긴 여름이에게 함께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유치원을 다닐 나이임에도 집에 혼자 남겨두며, 심지어는 먹다 남은 치킨 뼈를 간식이라며 주고 떠난다. 눈치 빠른 관객은 일찍부터 알아챘겠지만 막내 여름이는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이다. 단편영화 <가족>은 반려동물의 시각에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판타지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집에 홀로 남겨진 반려견이 느끼는 외로움을 입체적이고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모두 출근하고 집에 혼자 남겨진 반려동물들은 하루 12시간 넘게 주인을 기다리면서 무엇을 할까? 보통은 잠을 자거나, 분리불안으로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증가했지만, 그들을 책임지는 환경이나 사회적인 공감대는 여전히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외로움이나 호기심으로 깊은 고민을 거치지 않고 반려동물을 기르기로 결심하지만, 남겨진 반려동물들은 되레 우울증을 앓는다.

단편을 연출한 김민경 감독은,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반려견에 대한 보다 많은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환기하고, 반려동물의 입장과 눈높이에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물론 하루 종일 반려동물과 함께 있어주기란 어렵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집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반려동물의 시점에서 그들을 생각하고 헤아리도록 하는 것은 이 단편이 던져주는 자못 소중한 깨우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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