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목의 만화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TV 드라마 <워킹데드>는 이제 시즌 11을 앞둔 초장수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최근 시청률의 하락에 따른 일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나 원작의 풍부한 스토리에 힘입어 시즌 10 역시 로튼토마토 91%의 호평을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2010년 첫 방송 이후 워커(Walker)라 불리는 좀비가 들끓는 세상에서 생존자들이 합심하여 역경을 헤쳐 나가는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하나둘 영웅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많은 캐릭터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으며 사라졌지만, 오랜 시간 살아남으면서 스토리의 단단한 축을 형성한 인기 남성 캐릭터가 셋 있다. 이들을 연기한 세 명의 배우는 어디서 뭘 하다가 <워킹데드>로 캐스팅되었는지 알아 보았다.

※ 드라마 <워킹데드>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앤드류 링컨(우), 그 옆의 스티븐 연 그리고 노먼 리더스(좌)

 

릭 그라임즈 역의 앤드류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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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데드> 시리즈의 주역이자 외로운 리더로 부상하여 생존자들을 이끄는 ‘릭 그라임즈’ 보안관 앤드류 링컨(Andrew Lincoln)은 영국 출신의 배우다. 런던에서 드라마 스쿨 졸업 후 주로 영국 방송의 드라마에 출연하였다. 영화에도 이따금 얼굴을 내밀었는데,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로 유명한 <러브 액츄얼리>(2003)에서 키이라 나이틀리를 짝사랑하는 마크로 출연하면서 영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러브 액츄얼리>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스케치북 고백 장면 속, 고백하는 남자가 바로 앤드류 링컨이다. 영국의 인기 록밴드 제쓰로 툴(Jethro Tull)의 리더 이언 앤더슨(Ian Anderson)의 딸이 그의 부인이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스케치북 고백 장면

 

대릴 딕슨 역의 노먼 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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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번째 시즌을 거치는 동안 수없이 많은 캐릭터가 죽음을 맞았지만, 여전히 석궁으로 무장한 채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니는 말없는 멋쟁이 전사 ‘대릴 딕슨’을 연기하는 배우가 노먼 리더스(Norman Reedus)다. 그는 사실 1990년대 프라다(PRADA)의 패션모델로 더 유명하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미믹>(1997)으로 영화에 입문했으며, 가장 많이 알려진 영화는 <분닥 세인트>(The Boondock Saints, 1999)와 <분닥 세인트 2>(2009) 정도다. 그에게서는 영화배우보다는 섹시한 모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글렌 리 역의 스티븐 연(연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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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에서 어린 10대 소년의 이미지로 등장한 후, 갈수록 묵직한 역할의 전사로 진화하여 갈채를 받았던 ‘글렌’ 역의 스티븐 연은 서울 출생의 교포 배우다. 이제는 국내 TV 예능에도 자주 출연하고 영화 <옥자>(2017)와 <버닝>(2018)에도 출연하면서 우리에게 더욱 친근한 배우가 되었다. 그는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며 학교 졸업 후에는 코미디 연기를 꿈꿨다. 그러던 중 <워킹데드>의 주요 역할로 캐스팅되어 시선을 끌었다. 시즌 7에서 글렌이 사망함으로써 스티븐 연은 <워킹데드>에서 하차하게 되었지만, 다른 영화나 방송에서 그를 자주 만날 수 있다.

노먼 리더스의 <Ride with Norman Reedus>(2019)에 우정 출연한 스티븐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