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파격적인 콘셉트의 영상 연출로 화제를 모은 스페인 뮤지션 El guincho의 ‘Bombay’ 뮤직비디오를 본 이들이라면 ‘CANADA’라는 영상팀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런던과 바르셀로나에 기반을 둔 CANADA는 2인으로 구성된 창작집단으로,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자유로움과 다채로운 색깔을 머금은 음악가들의 뮤직비디오를 꾸준히 연출하고 제작해왔다. 은은한 파스텔 컬러와 서로 연관성 없는 오브제의 나열을 통해 만들어내는 초현실적인 영상물은 보는 이들에게 무궁무진한 영감을 선사한다. CANADA 영상팀 특유의 예측불허한 상상력과 기발함이 묻어난 뮤직비디오 네 편을 만나보자.

 

1. Scissor Sisters ‘Invisible Light’

영상 언어에 충실한 CANADA의 연출 스타일은 초기에 발표한 El guincho의 ’Bombay’나, 실험적인 사운드가 돋보이는 밴드 Mujeres의 ‘L.A.’ 뮤직비디오에서 보다 선명히 드러난다. 영국 밴드 시저 시스터즈(Scissor Sisters)의 ‘Invisible Light’ 뮤직비디오는 앞서 선보인 ‘Bombay’의 연장선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무심하게 툭툭 잘라 붙인 컷편집과 다양한 소리의 질감, 서로 다른 템포와 박자에 따라 느려지고 빨라지는 장면 전환이 어김없이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2. Tame Impala ‘The Less I Know The Better’ MV

오래된 듯 트렌디한 음악적 세계를 구축한 호주 출신의 밴드, 테임 임팔라(Tame Impala)의 3집 수록곡이다. 리버브와 딜레이를 이용한 넓은 공간감의 신스 사운드를 통해 기존의 사이키델릭 록 형식에 팝적인 멜로디를 더한 테임 임팔라의 음악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영상팀 CANADA가 연출하고 제작한 독특한 콘셉트의 뮤직비디오로 특히 사랑받은 곡이다. 음악이 주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다차원의 세계와 빠르게 전환되는 화면 속에서 서로 시선을 뺏기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매혹적인 컷들이 한 데 뒤엉켜 지루할 틈 없는 감상을 안긴다. CANADA는 이 뮤직비디오로 2016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ideo Music Awards) ‘최우수감독상’을 안았다.

 

3. Hinds ‘Warts’ MV

하인즈(Hinds)는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결성한 개러지 록 밴드다. 2014년, 베이스와 드럼을 정식 멤버로 영입하며 하인즈 밴드 시대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 이들의 첫 정규 앨범 <Leave me alone>의 수록곡 ‘Warts’를 만나보자.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흐르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멜로디와 단번에 귀에 꽂히는 또렷하고 청량한 보컬이 귀를 사로잡는다. 한 시도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전개와 완성도 높은 비주얼이 버무려진 뻔뻔하고도 매력적인 이 비디오는, 영상팀 ‘Colonel Blimp’와 CANADA가 의기투합해 제작했다. 최근 상업 광고, 패션 화보,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왕성하게 활동 중인 스페인 모델 Karina Kolokolchikova가 출연해 영상의 매력을 한껏 더한다.

 

4. Monarchy ‘Hula Hoop 8000’ MV

CANADA에서 가장 최근에 제작한 뮤직비디오.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일렉트로닉 듀오 모나치(Monarchy)가 워너뮤직을 통해 발매한 싱글곡이다. 1990년대 홈쇼핑을 연상시키는 레트로풍의 비디오는 디스코, 하우스, 소울/훵크를 넘나드는 모나치 의 빈티지한 댄스 음악과 더 없이 어울린다. 영상 후반부에 이르러 신시사이저와 드럼 연주가 소용돌이치며 클라이맥스를 꾸려가고, 훌라후프가 중력을 거스른 듯 허리에서 맴돌며 네온 빛을 쏟아내는 연출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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