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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개봉한 영화 <사랑과 영혼>은 그야말로 신드롬이었다. 폭발적인 흥행은 물론이고, 주제곡으로 삽입된 라이처스 브라더스(Righteous Brothers)의 ‘Unchained Melody’의 인기와 도자기를 이용한 로맨틱 패러디, 그리고 유령이 등장하는 수많은 아류 영화를 양산했다. 2017년 말 <사랑과 영혼> 재개봉과 함께 얼핏 흡사한 내용의 신작 영화 <고스트 스토리>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다.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 대신, 할리우드에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배우 케이시 애플렉과 루니 마라가 떠난 남자와 남은 여자로 나온다. ‘무섭지 않은’ 유령이 등장하는 로맨스 영화라는 점만 <사랑과 영혼>과 비슷할 뿐, <고스트 스토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하고 기발하다. 많은 평론가들이 2017년 Top10 영화로 입을 모아 호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스트 스토리> 공식 예고편

 

장고 끝에 결정한 유령 복장

데이빗 로어리(David Lowery) 감독이 이 영화를 구상한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마지막까지 가장 많은 고민과 번복을 거친 것은 유령의 복장이었다. 당초 감독이 원한 콘셉트는 가장 기본적인 유령 복장이면서 코믹하고 매력이 있을 것, 그리고 순진하고 어리숙해 보일 것, 또한 어느 정도 중력의 영향을 받아 너무 떠다니지 않을 것을 원했다. 최종적으로 하얀 침대보를 길게 늘어뜨린 듯한 형체에 두 눈만 노출된 유령의 모습이 탄생했다. 케이시 애플렉은 대역 스태프들과 함께 하얀 침대보를 뒤집어쓴 채 슬픔을 간직한 유령을 연기해야 했다.

음악감독 다니엘 하트의 주제곡 ‘Overwhelmed’는 <사랑과 영혼>의 주제곡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최소 스태프 구성의 초저예산 영화

3년간 디즈니의 장편영화 <피터와 드래곤>(2016) 제작을 마친 감독은, 이전 영화의 650분의 1인 10만 달러(약 1억 2천 만 원)의 저예산으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스태프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특수효과는 쓰지 않았다. 대사는 거의 나오지 않으며 정적인 분위기에 롱샷 위주로 촬영했다. 철거 직전의 주택을 수소문해 비용지불 없이 2주 만에 촬영을 끝냈다.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두 배우 케이시 애플렉과 루니 마라는 감독의 전작 <에인트 뎀 바디스 세인츠>(2013)에 출연한 인연으로 흔쾌히 섭외에 응해, 할리우드에서도 출연료보다 우정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였다.

데이빗 로어리 감독의 인터뷰 영상

 

화제의 마지막 장면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뉴스나 평론에 자주 언급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화제다. 여자가 쓴 쪽지의 내용이 무엇이길래, 여자가 떠난 후에도 줄곧 집을 배회하던 남자 유령이 이승을 떠날 수 있게 되는지 많은 관객들이 궁금해했다. 하지만 영화는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자신도 답을 모른다고 하면서, 촬영 당시 루니 마라에게 아무 내용이나 생각나는 바를 적으라고 요청했다. <고스트 스토리>의 열린 결말은, 다양한 해석과 담론을 생성하며 영화를 보는 연인들에게 애틋하고도 낭만적인 사랑의 감성을 채워줄 것이다.

<고스트 스토리> Ending Expl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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