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2016(SIFF2016)’에는 반가운 소식이 가득하다. 먼저 올해 공모 편수는 역대 최다인 1,039편을 기록했다. 이는 해마다 증가하는 독립영화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상영작 114편은 형식의 다양성을 꾀하면서도 사회적 감수성을 놓치지 않은 작품들로 오늘날 시대의식을 확인하는 장이 되어줄 것이다. 상영관 규모가 세 곳에서 다섯 곳으로 늘면서 작품당 상영 회차, 관객과의 대화(GV)도 많아졌다. 관객들은 기존 상영관인 CGV아트하우스 압구정뿐만 아니라 인디스페이스, 서울아트시네마에서도 서울독립영화제를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슬로건은 선물꾸러미, 제비뽑기를 뜻하는 ‘럭키드로우(LuckyDraw)'다. 어쩌면 관객들이 매년 서울독립영화제를 찾는 마음은 럭키드로우에 참가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무엇을 보게 될지,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는 관객의 호기심과 도전정신에 달렸기 때문. 하지만 원하는 만큼 잔뜩 ‘뽑기’를 해볼 수 있다는 점, 아주 많은 ‘당첨’을 만나고, 더욱이 그 즐거움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서울독립영화제가 주는 가장 큰 짜릿함 아닐까? 선물처럼 한데 모인 독립영화의 향연, ‘서울독립영화제2016’ 상영작 114편 가운데 당신의 승률을 높여줄, 놓치기 아쉬운 작품들을 간추려 봤다.

 +Tip. 공식행사 가운데 올해 독립영화계의 주요 이슈를 이야기하는 ‘토크포럼’을 눈여겨보자. 영화계 성폭력에 관한 이슈가 지속되어온 만큼, 이번 행사에는 영화계 내의 젠더 권력 차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에 관한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는 '#STOP_영화계_내 성폭력:영화계 성평등 환경을 위한 대안 모색’이 준비되어 있다. 12월 6일 오후 2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행사는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분장> 

남연우 | 2016 | Fiction | Color | 104min | 새로운 선택

연극배우 ‘송준’(남연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소수자 연극에서 주인공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그는 연기를 위해 트랜스젠더를 만나고 성소수자 모임에 참석하면서 자신이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굳게 믿고 있던 사람이 성소수자임을 알게 된 후 혼란에 빠지는데. 정체성과 연기 사이의 혼란. 믿는 것과의 실체 사이 간극, 성소수자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깊이 있게 담아낸 <분장>은 ‘제1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남연우의 첫 연출작이다. 그는 영화에서 주인공 송준 역을 맡아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상영시간표
12월 02일|12:30|CGV아트하우스 압구정 
12월 04일|15:0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12월 07일|20:00|인디스페이스(+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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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정범>

김일란, 이혁상 | 2016 | Documentary | Color | 133min | 장편경쟁

2015년 10월, 경찰관을 죽였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수감됐던 철거민들이 6년 전 용산참사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공동정범>은 용산에서 살아남았지만 전과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깊은 갈등을 보여준다. 출소 이후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서로를 원망하며 각자의 삶을 살던 사람들. 도대체 망루에선 무슨 일이 있었고 과연 용산참사는 무엇이었나? 영화는 이들의 상처와 해결하지 못한 다양한 의문점들을 다층적으로 보여주면서 용산참사를 다시 한번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최우수다큐멘터리상, 관객상 수상작.

상영시간표
12월 03일|16:4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12월 05일|14:00|인디스페이스(+GV)
12월 07일|12:00|CGV아트하우스 압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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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들>

윤가현 | 2016 | Documentary | Color | 77min | 새로운 선택

다큐멘터리스트 윤가현은 스펙을 쌓기보단 아르바이트를 하고 생계를 이어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 그는 부당한 대우에 맞서기 위해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그곳에서 자신과 이름이 같은 두 명의 ‘가현이'를 만난다. 가현이들은 노동자로 살아남기 위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대적한다. 명확한 자아를 가진 21세기 운동권의 등장과 촛불 세대의 성장, 잦은 해고와 낮은 임금, 낮은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20대 청춘의 고민과 유쾌한 반란을 담은 작품.

상영시간표
12월 04일|13:10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12월 06일|17:3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12월 07일|13:20|인디스페이스(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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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

이상덕 | 2016 | Fiction | Color | 101min | 특별초청

소설가가 되고 싶지만 한 편도 완성하지 못한 ‘시형’(최시형)은 술김에 사촌 매형 ‘종필‘이 대표로 있는 독립출판 잡지에서 매달 에세이를 쓰기로 한다. 청탁을 받아 글을 쓰는 작가의 무덤덤한 일상과 그가 매달 하루 동안 만나는 여자들. 영화는 주인공의 글과 영화 속 에피소드가 겹쳐지면서 미묘한 긴장과 재미를 전한다. 배우 겸 감독인 최시형이 주연을 맡았고 독립영화를 포함한 여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배우 전여빈, 채서진, 요조, 유이든, 전소니가 참신한 연기를 펼친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는 작품.

상영시간표
12월 03일|20:20|인디스페이스(+GV)
12월 05일|10:40|CGV아트하우스 압구정
12월 07일|20:0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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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김지현 | 2016 | Animation | Color | 12min |단편경쟁 

혼자 사는 젊은 어부 '훈'은 그물에 잡힌 인어를 보고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집으로 데려간다. 그는 거대한 수족관에 인어를 가두고 먹이를 주거나 수조의 물을 갈아주면서 기이한 매력을 느낀다. 만화에서 봐온 사랑스러운 인어가 아닌, 문어의 다리를 하고 인간의 언어를 모르는 인어. 그렇다면 인간은 이 낯선 존재를 과연 어떤 방식으로 다룰까. 이미지들의 율동감이 살아있는 12분짜리 애니메이션 <무저갱>은 ‘제10회 대단한 단편영화제’에서 대단한 감독상을 받았다.

상영시간표
12월 02일|20:2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12월 03일|24:00|CGV아트하우스 압구정
12월 04일|10:4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12월 06일|13:2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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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돌아오는 시간>

정승오| 2016 | Fiction | Color | 21min |단편경쟁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엄마의 병문안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티격태격하는 모녀와 이들을 말없이 지켜보는 무뚝뚝한 아빠. 한없이 평범하고 보편적인 가족의 군상이지만 저마다 힘든 시기를 겪는 가족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해주는 모습은 뭉클함을 자아낸다. 독립영화계의 샛별 김새벽과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미쟝센상, 심사위원 특별상 연기부문(이영석, 전소현, 장리우)을 휩쓸며 주목받은 작품.

상영시간표
12월 02일|20:2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12월 04일|10:4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12월 06일|13:20|CGV아트하우스 압구정(+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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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16
The 42nd Seoul Independent Film Festival
일시 2016년 12월 1일(목) ~ 12월 9일(금)
장소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인디스페이스, 서울아트시네마
부대행사 개막식, 토크포럼, 심야상영, 폐막식
홈페이지 http://www.siff.or.kr
공식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siff.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