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에 개봉한 영화 <군함도>는 언뜻 보아도 장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출연진, 그리고 전작 <베테랑>(2015)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이란 점만으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영화는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네티즌 사이에서 온갖 비난을 면치 못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군함도>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일부 관객들에게 그 자체로 야유를 받기도 했죠. 그렇게 누적관객수 약 6백 5십만 명을 기록하며 영화는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군함도> 감독판 스틸컷. 출처-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편, 같은 해 10월 열흘간 진행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약 18분가량의 내용이 추가된 <군함도> 감독판이 공개되면서 다시금 영화에 대한 화제가 모아졌는데요. 감독판은 지난 10월 15일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오르비타섹션 최고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군함도>는 도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이토록 이견이 분분한 걸까요? 오늘은 혹평과 호평을 잠시 미뤄두고, 느긋한 마음으로 영화 <군함도>를 보고 이야기해볼 기회입니다.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군함도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모티프로 만든 영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레 ‘역사 영화’로 불렸고, 또한 한국사의 비극적이고 처참했던 시대인 일제강점기라는 배경 자체는 영화를 ‘애국 영화’로 인식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몇몇 관객들은 우리네 역사를 다룬 영화가 조선인을 폄하하고 일본인을 미화한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왜 이런 의견이 나왔던 걸까요? 영화의 시선이 일본군의 잔혹한 행위 보다는, 그 처참한 상황 속에서 갈등을 빚는 조선인들과 친일 조선인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군함도 징용 노동자들의 고통을 보여주기 보다는 참혹한 대우로부터 피하기 위한 각 인물들의 이야기 전개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주인공인 ‘강옥’(황정민)이나 ‘칠성’(소지섭)은 초반부터 일본군에 맞서는 의로운 인물이기보다는 군함도에서 나름대로 안전하게 지내기 위해 타협하는 인물로 나옵니다. 거기에 극 중 갈등을 심화하는 인물은 일본군도 아닌 친일 조선인들이죠. 그렇다고 해서 조선인을 폄하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당시 존재한 친일파들을 비판하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춘 것으로 비춰집니다.

한편, <군함도>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도 이견이 많았는데요. 앞서 말했듯, 영화는 시작부터 역사적인 배경을 소재로 ‘창작’했음을 밝힙니다. 물론 역사의 세부적인 관점에서 고증과 틀리다는 비판도 있지만, 영화가 말그대로 ‘창작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쉬운 부분은 오히려 연출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소 급박한 이야기 전개 탓에 몰입도가 흐려지는 부분이 있고, 또 많은 이들이 지적한 징용 노동자에 대한 철저한 묘사가 빈약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군함도>의 관람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화려한 스케일과 액션은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제작 의도에서 밝히듯 <군함도>의 주요 스토리는 조선인들의 ‘탈출’이며, 열악한 군함도로부터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장엄하게 펼쳐집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단역 배우들의 존재감입니다. 제작진은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 역의 단역 배우들을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기용하는 방식이 아닌, 약 80여 명의 연기자로 고정 캐스팅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자신의 위치에서 짧지만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숨은 주역들은 영화의 묘미를 한층 끌어올립니다.

영화 <군함도>가 끌어올린 또 하나의 화제가 있다면, 바로 군함도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역사의 존재마저 몰랐던 이들에게는 일제강점기 또 하나의 비극이었던 군함도 강제 징용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더 잘 알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또한 2015년 일본 정부가 진행한 군함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군함도의 문화적인 가치만 명시할 것이 아니라 군함도 전체 시기의 역사를 밝혀야 하고 그에 따른 경과 보고서를 2017년 12월까지 제출해야 하지만, 현재까지도 이행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영화 <군함도>는 역사를 고스란히 증명하는 작품으로의 의의는 적지만, 그 역사를 알게 하고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은 영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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