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브로드웨이 전성기 시절, 작곡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gers)와 작사가 로렌즈 하트(Lorenz Hart) 콤비는 수백 개의 뮤지컬 곡을 만들었다. 1937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Babes in Arms>에 넣기 위해 작곡한 ‘Where or When’도 그 중 하나. MGM은 이 뮤지컬의 영화 판권을 사들여 1939년 동명의 영화를 제작하였는데, 당시 인기 여배우 쥬디 갈란드(Judy Garland)가 이 곡을 노래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Babes in Arms>의 'Where or When'

 이 곡은 스윙재즈 클럽에서도 인기였다. 스윙시대 최고의 스타인 베니 굿맨(Benny Goodman, 클라리넷), 테디 윌슨(Teddy Wilson, 피아노), 진 크루파(Gene Krupa, 드럼)가 트리오를 이뤄 1937년 녹음한 스윙 버전을 들어 보자.

Benny Goodman Trio 'Where or When)(1937)

재즈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이 곡은 이후 많은 재즈 가수가 리바이벌했고, 영화에도 삽입됐다. 1989년 국내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에서 미남 가수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nnick Jr.)’가 리바이벌한 버전을 보자.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에 수록된 'Where or When'

고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1996년 명작 <잉글리쉬 페이션트(English Patient)>의 영화음악은 그해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유럽 BAFTA 음악상을 석권했는데, 이 영화에서도 역시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싹틀 무렵 한 무도회에서 빅밴드가 연주하는 ‘Where or When’이 흘러 나온다. 두 사람의 비극을 역설적으로 암시하는 듯한 아름다운 멜로디를 담고 있다.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에 수록된 'Where or When'

 언젠가, 어디선가 만난 듯한 사랑을 노래한 이 곡은 수많은 팝, 재즈 가수들의 레퍼토리가 되었는데, 그중 프랭크 시나트라의 올드 팝, 조지 마이클의 컨템퍼러리 팝 버전이 유명하다.

George Michael <Songs from the Last Century>(1999)에 수록된 'Where or W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