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와 롤링스톤즈, 딥 퍼플과 레드 제플린, 오아시스와 블러까지 라이벌 구도는 사람들의 관심과 경쟁을 일으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음악적 접점은 없지만 같은 해에 데뷔하여 똑같이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영국과 미국의 밴드가 있습니다. 바로 더 내셔널(The National)과 엘보우(Elbow)입니다. 묵직하고 진지한 사운드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그들은 인디밴드에서 이제는 자국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미국 인디 록의 정신적 지주라 불리는 더 내셔널과 라디오헤드의 후예로 불리는 근성의 밴드 엘보우의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시작은 미약했던, 더 내셔널(The National)과 엘보우(Elbow)

이미지- ©Graham Macindoe 출처- The National 페이스북

더 내셔널(The National)은 1999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결성된 밴드입니다. 멤버는 보컬 맷 버닌저(Matt Berninger), 기타와 키보드 애런 데스너(Aaron Dessner), 기타 브라이스 데스너(Bryce Dessner), 베이스 스콧 데벤도르프(Scott Devendorf), 드럼 브라이언 데벤도르프(Bryan Devendorf)로, 두 쌍의 형제와 대학 친구로 이뤄진 이들은 1991년 처음 만난 후 지금까지, 별다른 멤버 교체 없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더 내셔널은 2001년 데뷔앨범 <The National>을 발표 후, 3집<Alligator>까지 2년 간격으로 앨범을 냈습니다. 초창기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2003년 2집<Sad Songs for Dirty Lovers>와 2005년 3집<Alligator>를 꾸준히 발표하며, 더 내셔널만의 음악 세계를 견고히 다져갑니다.

The National 'Fake Empire'
이미지- Elbow 페이스북

엘보우(Elbow)는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밴드로 멤버는 보컬 가이 가비(Guy Garvey), 키보드 크레이그 포터(Craig Potter), 일렉기타 마크 포터(Mark Potter), 베이스 기타 피트 터너(Pete Turner), 드럼 리차드 접(Richard Jupp)으로 이뤄졌습니다. 1990년 처음 만난 이들은 함께 연주 활동을 하다 1997년 팀명을 엘보우로 변경합니다. 더 내셔널과 마찬가지로 밴드에 형제가 있고, 3집까지 2년 간격으로 앨범을 발표합니다. 2001년 데뷔앨범<Asleep in the Back>을 발표 후, 2003년 2집<Cast of Thousands>, 2005년 3집<Leaders of The Free World>를 발표하며,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합니다.

Elbow 'Starlings'

 

빛을 보기 시작한 그들의 4집, 5집 그리고 6집

왼쪽부터 더 내셔널의 4집<Boxer>, 5집<High Violet>, 6집<Trouble Will Find Me>

더 내셔널은 베거스 뱅큇 레코드(Beggars Banquet Records)를 통해 3집과 4집을 발매했는데, 2007년 발매한 4집<Boxer>부터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평소 정치적인 견해를 당당히 밝히며, 사회 비판적인 가사를 음악에 녹여냈던 보컬 맷 버닌저 덕분인지 ‘Fake Empire’가 버락 오바마의 대선 캠페인 송으로 쓰이게 됩니다. 이를 통해 전국적인 지지도를 얻게 된 이들은 각종 페스티벌과 라디오를 통해 그동안 쌓아왔던 에너지를 폭발시킵니다. 4AD 레이블로 둥지를 옮긴 뒤에는 2010년 5집 <High Violet>과 2013년 6집 <Trouble Will Find Me>을 통해 자신들이 세계적인 밴드로 성장했음을 입증합니다. 앨범 판매량과 모든 매체들의 관심과 함께 2014년 그래미 어워드 얼터너티브 록 앨범 부분 후보에 오르는 등 밴드 커리어의 정점을 갱신해 나갑니다. 물이 오른 그들의 5집<High Violet>의 ‘Terrible Love’와 6집<Trouble Will Find Me>의 대표곡 ‘Sea Of Love’ 뮤직비디오를 보시죠.

The National 'Terrible Love'
The National 'Sea of Love' MV

 

왼쪽부터 엘보우의 4집<The Seldom Seen Kid>, 5집<Build a Rocket Boys!>, 6집<The Take Off and Landing of Everything>

2006년 픽션 레코드(Fiction Records)로 레이블을 옮긴 엘보우는 2008년 4집<The Seldom Seen Kid>를 발매하며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게 됩니다. 이 시기 북미 투어를 시작한 엘보우는 미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글래스톤베리를 비롯한 여러 페스티벌에 서게 됩니다. 2011년 5집<Build a Rocket Boys!>를 발매하며 브릿 어워드와 머큐리 음악상 등 영국에서 주는 많은 음악상을 받으며 데뷔 후 최고의 한해를 보낸 그들은 2012년 런던 올림픽 BBC 주제가인 ‘First Steps’로 세계적인 밴드로 거듭납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엘보우는 2014년에 발매한 6집<The Take Off and Landing of Everything>을 통해 처음으로 UK 차트 1위에 오릅니다. 그들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송가 ‘One Day Like This’와 가이 가버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빛나는 5집 수록곡 ‘The Night Will Always Win’의 라이브를 들어보겠습니다.

Elbow 'One Day Like This'
Elbow 'The Night Will Always Win'

 

약속이라도 한 듯 7집으로 돌아온 그들

평행이론처럼 똑같은 궤적을 그리며 성장한 더 내셔널과 엘보우는 2017년 7집 앨범 <Sleep Well Beast>와 <Little Fictions>로 각각 돌아왔습니다. 사실 두 밴드의 음악엔 접점이 별로 없습니다. 더 내셔널은 포스트 펑크와 로큰롤을 기반으로 스트레이트한 음악을 만들어왔고, 엘보우는 클래식한 요소 위에 건반 위주의 서정적인 음악을 선보여 왔습니다. 보컬 역시 더 내셔널의 맷 버닌저는 U2의 보노나 레너드 코헨을 연상시키는 낮은 바리톤의 음색이고, 엘보우의 가이 가버는 가스펠을 부르듯 맑고 고운 소리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밴드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자신만의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 나갔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게 말이 쉽지 보통 일이 아니지요. 저는 이것을 진정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좋은 음악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습니다. 특히 좋은 앨범은 더욱 그렇습니다. 만약 이들이 4집 전에 음악을 포기했거나, 밴드를 해체했더라면 제가 이 두 팀을 소개할 일도 없었겠지요. 좋은 팀이 묵묵히 버텼기에 좋은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 7집에 수록된 더 내셔널만의 엣지 넘치는 신곡 'The System Only Dreams in Total Darkness'와 엘보우 만의 색깔이 잘 펼쳐진 ‘Magnificent (She Says)’를 함께 감상하겠습니다.

The National 'The System Only Dreams in Total Darkness'
Elbow 'Magnificent (She Says)'

 

Writer

지큐, 아레나, 더블유, 블링, 맵스 등 패션 매거진 모델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개러지 록밴드 이스턴 사이드킥(Eastern Sidekick)과 포크밴드 스몰오(Small O)를 거쳐 2016년 초 밴드 아도이(ADOY)를 결성, 팀 내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최근 첫 에세이집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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