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되게 유명하잖아요! 막 방송에도 나오고. 근데 인디 음악?”
“그 가수 인디 뮤지션이었는데.. 지금은 아닌가요?”


인디 음악은 어떤 음악일까? 고생스런 음악, 가난한 음악, 비주류 음악, 성공을 하기 위한 통로로서의 음악이 ‘인디’ 일까? 정의를 내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색깔을 가진 것이 인디 음악이지만, 다음 설명만은 확실하다. 나만의 취향, 나만의 색깔을 추구하는 아티스트와 리스너를 공유하는 음악이라는 것. 그리고 때론 독자적인 길을 걷는 이들이 엄청난 파급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 이제껏 “인디 음악은 유명하지 않은 음악”라고만 생각해왔다면, 다음 뮤지션들을 만나보자.

 

1. 10cm '아메리카노'

권정열, 윤철종의 두 남자 멤버로 구성된 팀. ‘인디계의 아이돌’이라 일컬어질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2010년도부터 음반활동과 홍대 버스킹을 통해 꾸준히 팬들을 모아왔으며,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MBC <무한도전> 등 공중파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서 포텐을 터뜨렸다!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아메리카노 진해 진해 진해~
어떻게 하노~ 시럽 시럽 시럽~ 빼고 주세요 빼고 주세요


뜨거운 여름,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면서 누구나 쉽게 ‘아메~아메~아메~’를 흥얼거리게 만들 만큼 신나는 곡 ‘아메리카노’. 10cm의 경쾌하고 발랄한 목소리가 담겨있다. 씁쓸한 아메리카노는 맛 없다며 달달한 카라멜마키아또를 손에 든 사람도 불렀을 노래.

10cm '아메리카노'

 

2. 장기하와 얼굴들 '싸구려 커피'

2009년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 '최우수 록 노래',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3개 부문 수상, 2012년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과 '올해의 음악인' 등등을 수상했다. 인디 록밴드계의 대세, ‘장기하와 얼굴들’이다.

2008년 EBS <스페이스공감>의 헬로루키에 선정되면서 명실공히 음악성을 인정받았는데, 그 때 담긴 장기하 특유의 표정은 네티즌들 사이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2013년에는 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방송에서 ‘장얼’의 ‘얼굴’을 알렸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는 아메리카노가 나타나기 전의 국민커피, 일명 자판기 커피 만큼이나 달콤 쌉쌀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나타났다. 이 곡의 인기에는 싸구려 커피를 마셔본 이들이라면(싸구려 커피를 열심히 소비중인 이들이라면) 떠올려볼 법한 노래 가사가 한 몫 했다. 장기하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무표정으로 읊조리는 독특하고 재치 있는 가사가 이 노래의 포인트.

장기하와 얼굴들 '싸구려 커피'(스페이스공감)

 

3. 스탠딩 에그 '넌 이별 난 아직(with 한소현 of 3rd Coast)'

스탠딩 에그(Standing Egg)는 2010년 결성된 그룹으로 ‘에그1호, 에그2호, 에그3호’ 세명의 멤버가 있다. 프로젝트 그룹으로 매 앨범마다 객원 보컬을 영입하여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객원 보컬이 참여하지 않은 곡의 경우 에그2호가 보컬을 맡고 있는데, ‘얼굴 없는 가수’ 컨셉이었으나 요즘엔 종종 모습을 보인다고.

정규 1집 앨범 <WITH>(2010)의 타이틀곡인 ‘넌 이별 난 아직’은 당시 인디차트에서 높은 평점으로 상위권을 기록하며 가장 대중적인 트랙으로 꼽혔다. 그 후, SBS드라마 <상속자들>(2013)에서 배우 박신혜가 피처링한 리메이크곡이 발매되면서 본격적인 이슈가 되었다. 슬픈 이별노래를 찾던 여자들의 플레이리스트에 한 번 쯤은 들어있었을 명곡.

스탠딩 에그 '넌 이별 난 아직'(with 한소현)

 

4. 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 '없는게 메리트'

어딘가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던 그 노래. 방송프로그램 배경음악이나 라디오에서 심심찮게 들려왔던 노래로, 일일이 나열해보기도 힘들 정도다. 위로의 관용어구로 등극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국민 위로송’으로도 불리고 있는 ‘수고했어, 오늘도’는 두 보컬의 맑은 화음으로 순수한 응원을 전한다.

없는게 메리트라네 난 / 있는게 젊음이라네 난
두 팔을 벌려 세상을 다 껴안고 / 난 달려갈꺼야


제목에서부터 희망을 심어주는 듯한 ‘없는게 메리트’ 도입부 멜로디도 익숙하다. 옥상달빛은 모르더라도 노래는 흥얼흥얼 따라 부르는 엄마, 아빠 세대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옥상달빛의 거의 모든 음악들은 처음 듣더라도 편안한 곡들이다. 솔직한 음악을 추구하는 그들의 예쁜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가 아닐까?

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없는게 메리트'

 

5. 혁오 '위잉위잉'

자체적으로 계속 활동해오면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으로 먼저 대중에 소개되었고, MBC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 가요제>로 등장하여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인디밴드 혁오는 이미 이전부터 인디 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실력파 밴드지만, 무한도전을 통해 소위 재발견 된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에 오혁이 리메이크하여 부른 ‘소녀’가 삽입되었는데, 한동안 실시간 음원차트 1위에서 내려오질 않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거뒀다. 혁오는 리더인 오혁의 이름을 거꾸로 한 것이다. 혁오 밴드만의 감성을 좀 더 느끼고 싶다면, 그들의 대표곡 ‘위잉위잉’을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할 것.

혁오 '위잉위잉'
 (메인 이미지=10cm, ⓒ 2016.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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