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페자페인(Adam Pesapane)은 버지니아대학 영문학과를 장학생으로 졸업한 후 광고회사에서 일하면서 미셸 공드리, 스파이크 존즈의 영상들을 접하게 되었고, 자신도 영상을 직접 제작하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애니메이션 제작을 해보거나 배운 적이 없던 그는, 첫 작품으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 1분 길이의 영상을 촬영하는 데 20일이 걸린 <Roof Sex>는 2001년 안시(Annecy) 애니메이션 필름 페스티벌에서 수상하고 세계 100여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그 후 애덤 페자페인은 일약 천부적인 스톱모션 애니메이터로 부상했다.

‘PES Film’ 스톱모션 애니메이터 애덤 페자페인

<Ka Boom!>(2004), <Game Over>(2006)가 온라인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자 ‘PES Film’ 라는 유튜브 채널을 오픈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콘셉트 개발에 착수했다.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품들을 식재료로 이용해 요리한다는 설정으로, 이제까지 모두 세 편이 제작되었다. 이 시리즈는 ‘PES’s Food Film Trilogy’ 라 불리며 온라인에서 대단한 열풍을 일으켰다. 첫 작품 <서양식 스파게티>는 타임지가 선정한 2008년 인터넷 영화에서 2위에 올랐고, 두 번째인 <신선한 과카몰레>는 오스카 후보작에 오르며 온라인에서 수천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세 편을 연이어 감상해 보자.

PES <Western Spaghetti>(2008), 조회 수 8천만을 넘었다
PES <Fresh Guacamole>(2012), 조회 수 6천 1백만을 넘었다
PES <Submarine Sandwich>(2014), 조회 수 1천 7백만을 넘었다

그의 독창적인 재능이 알려지며 약 1백여 건의 기업용 광고영상 제작 의뢰가 줄을 이었다. 특히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제조회사 혼다(Honda)의 의뢰로 제작한 <Paper>는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애덤 페자페인은 애니메이터, 일러스트레이터 10여 명으로 구성된 팀을 리드하며 종이와 카메라만을 사용하여 4개월 만에 멋진 작품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2016년 뉴욕 MoMA(뉴욕현대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었다.

MoMA에 영구 소장된 <Paper>
<Paper>의 메이킹 영상

애덤이 스톱모션 아티스트로 변신하는 데 많은 영감을 주었던 미셸 공드리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PES 사이트에 들어가면 수백만의 아이디어가 번쩍거리고 폭발한다”라며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애덤 페자페인은 샘솟는 아이디어를 장편 스톱모션 영화에 분출하기 위해 영화 제작사와 손잡고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