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바이 배드맨(Bye Bye Badman)의 신곡 'Monolove'가 나왔다. 플레이하자마자 내달리는 비트에 절로 몸이 들썩인다.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왠지 모를 이 떨림에 마음이 터질 것만 같아. 알 수 없는 이 설렘에 뭐가 더 필요한데?' 그야말로 청춘의 노래다. 이 무드를 더욱 짙게 만드는 건 뮤직비디오. 광화문, 종로타워 등 익숙한 풍경을 달리는 사람, 한강에 노을이 지고 서울에 밤이 찾아오는 모든 순간이 서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을 만든 사람이 다우니팍(Dawooni Park)이다. 

바이바이배드맨 ‘Monolove’(2017)
Owner of lonely hear, 2015, art print, diasec, 1188x841mm via dawoonipark.com
Narcissus 2016, 2016, art print, canvas, 1300x1300mm via dawoonipark.com

다우니팍의 그림에 빠졌던 적 있다. 그의 작품은 건조하면서도 명확하고, 신선하면서도 낯설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우니팍이 그림뿐 아니라 영상 작품에도 자취를 남기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는 영상에서도 확실한 정체성을 드러낸다. 음악, 모션, 이미지가 어우러진 다우니팍의 근사한 작품을 만나보자.

!lad door&Dawooni Park ‘굿모닝미스터백’(2015)

다우니팍과 비트메이커 !lad door가 함께한 작업물이다. 음악과 영상에 같은 비중을 두고 작업했기에 ‘비주얼 비트(Visual Beat)’라는 장르로 규정했다고. 다우니팍은 1984년 출시된 맥킨토시 소개 영상 속 일본화에서 착안해 8비트 그래픽을 완성했다. !lad door는 백남준의 작품 <Good Morning, Mr. Orwell>(1984)에서 받은 영감으로 비트를 만들었다. 독특한 이미지와 사운드가 어우러져 보는 사람을 홀린다.

 

레드벨벳 ‘러시안룰렛’(2016)
(director 신희원 animation 다우니팍)

어쩌면 우리는 다우니팍의 작품을 이미 접했을지 모른다. 인기를 끌었던 레드벨벳의 ‘러시안룰렛’ 뮤직비디오에도 다우니팍이 참여했다. 통통 튀는 신스팝 사운드, 만화적인 상황 설정과 색감 위에 다우니팍의 애니메이션을 더했다. <Can’t Feel My Face>(2015), <Narcissus>(2016) 등의 작품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색을 잘 쓰는지 알게 된다. 이 특기가 레드벨벳의 뮤직비디오 위에서도 제대로 발휘되었다.

Can’t Feel My Face, 2015, art print, framed, 594x841mm via dawoonipark.com
Narcissus 2016, 2016, art print, canvas, 1300x1300mm via dawoonipark.com

다우니팍은 2017년 4월 반스(Vans)의 '어센틱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반스 스토어 압구정에 아티스트의 작업실을 만들고, 한 달 동안 어센틱 실루엣을 테마로 작품을 제작하는 아트 프로젝트다. 그 결과 탄생한 영상엔 다우니팍과 반스 어센틱 운동화의 매력이 듬뿍 담겼다. 벚꽃잎 흩날리는 봄, 소녀가 흰 운동화에 자신의 색깔을 입힌다. 온전히 제 것이 된 운동화를 신은 소녀는 그제야 까무룩 잠들어버린다. 영상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소녀 방에 붙은 포스터나 모니터 속 그래픽처럼 영상 곳곳에 다우니팍의 섬세한 손길이 묻어있다.

김세황x정모 ‘노스탤지어’(2017)

2017년 5월에는 김세황과 트랙스(Trax)의 정모가 콜라보 곡 '노스탤지어’를 내놓았다. 빠르게 달리는 기타가 귀를 사로잡는 록 기반의 연주곡, 이 노래에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는 데는 뮤직비디오가 큰 역할을 했다. 다우니팍이 디렉팅하고 그가 속한 아티스트 크루 ‘keep us weird’가 만든 뮤직비디오에선 90년대에 대한 향수가 느껴진다. 이제는 사라진 향음악사의 오프라인 매장, 오래된 신촌역사, 필름 사진, 문자가 오면 외부 액정이 점멸하던 폴더 폰까지. 다우니팍은 세련되고 시크한 무드와 따뜻하고 오래된 감성 모두를 훌륭하게 매만질 줄 안다. 

킵어스위어드 인스타그램

 

메인 이미지 출처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피치스 레이블

 

Editor

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