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 Sound of Incheon>(Part 1) 앨범 커버

인천을 대표하는 노래들을 떠올려보자. 김트리오의 ‘연안부두’나 박경원의’ 이별의 인천항’, 손현숙의 ‘소래포구’ 등 어쩐지 낡아 보이는 동인천의 이미지나 황량해 보이는 인천의 포구를 노래한 옛 음악들이 두루 떠오를 것이다. <인천 – Sound of Incheon>(Part 1)은 기존의 인천과 관련된 곡을 젊은 뮤지션들의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딥플로우와 던밀스, 서사무엘, 이장혁, 헬로 재즈 등 지금 신(scene)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들이 두루 모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다섯의 아티스트가 각자의 색을 듬뿍 입혀 서로 다른 다섯 개의 장르를 ‘인천’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조화롭게 녹여냈다는 점이다. 2017년 새롭게 탄생한 ‘인천’의 노래들을 지금 만나자.

 

1. 갤럭시 익스프레스 ‘연안부두’

인천을 대표하는 노래에 김트리오의 ‘연안부두’가 빠질 수 없다. 인천의 상징과도 같은 이 노래는 발매 이래, 인천을 대표하는 노래로 꾸준히 사랑받았다. 이 곡을 커버한 주인공은 2006년 밴드를 결성한 후 지금까지 개러지 록, 펑크, 사이키델릭을 아우르는 음악과 에너제틱한 공연을 선보여온 한국 대표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다. 트로트 원곡이 지닌 특유의 ‘뽕끼’는 그대로 살리면서 갤럭시 익스프레스만의 폭발할 듯한 에너지와 강렬한 떼창으로 사운드에 변화를 줬다. 비디오 속 흑백 화면으로 편집한 옛날 자료화면과 그 밑으로 흐르는 노란 색 자막이 어김없이 1970, 80년대 복고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2. 딥플로우 & 던밀스 ‘담배가게 아가씨’

‘담배가게 아가씨’의 배경이 인천이라는 사실은 송창식의 증언으로 처음 알려졌다. 송창식이 노래하던 ‘우리 동네’는 인천의 배다리였다. 젊은 시절 배다리에서 풀빵을 굽던 송창식은 그곳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었다. 송창식 특유의 해학과 그루브가 담겨 있는 이 노래를 지금 가장 핫한 래퍼 딥플로우와 던밀스가 랩으로 재해석했다. "만화가게 용팔이 녀석"을 "피씨방의 용팔이 녀석"으로 위트 있게 개사한 지점이나, "왠지 난 조금 특별한 것 같아/내겐 번호를 줄 것만 같은 기분"이라며 덧붙이는 등 커버곡에 새로 추가한 가사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 등장하는 오토튠 효과와 주거나 받거니 하는 둘의 호흡은 원곡과는 또 다른 중독성을 지닌다.

 

3. 서사무엘 ‘이별의 인천항’

무려 1953년에 발표한 박경원의 트로트 곡 ‘이별의 인천항’은 R&B, 힙합 뮤지션 서사무엘의 터치를 거쳐 180도 다른 곡으로 태어났다. 앨범 모든 곡의 작사, 작곡, 랩, 노래를 직접 해내고, 랩과 노래를 경계 없이 뒤섞은 특유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서사무엘의 재능은 커버곡에서도 어김없이 빛났다. 두툼한 베이스와 드럼을 중심에 두고 맛깔스러운 기타와 건반이 곡에 신선한 감각을 입힌다. 새로 발매한 신곡이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서사무엘 특유의 색깔이 듬뿍 묻어난 트랙이다. 1950년대의 인천항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세련된 감각의 뮤직비디오는 곡의 신선함을 배가한다.

 

4. 이장혁 ‘소래포구’

비릿한 바다 내음, 갯벌에 기우뚱 올라앉은 고깃배, 왁자한 사람들. 소래포구 하면 연상되는 정겨운 인상들이다. 그 이름만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소래포구를 앞서 많은 뮤지션들이 음악으로 읊었다. 이장혁이 리메이크한 버전은 포크그룹 '혜화동 푸른섬'의 멤버였던 손현숙이 부른 ‘소래포구’다. 이장혁과 손현숙, 두 사람은 똑같이 포크 음악가로 묶이지만 정서와 색깔은 조금 다르다. 손현숙이 서정성을 강조하며 포크록 스타일로 원곡을 소화했다면 이장혁은 특유의 처연한 목소리로 쓸쓸함을 더했다. 나지막한 탄식이 섞인 음색으로 “작은 배들 쉬는 소래포구/황혼이 밀려오는 소래포구”를 곱씹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원래부터 이장혁의 노래인 듯 위화감이 없다.

 

5. 헬로 재즈 ‘석모도에 노을 지면’

헬로 재즈는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재즈 밴드다. 모두 재즈의 본고장 미국에서 재즈를 공부한 멤버들로 결성된 팀으로, 인천을 주 무대로 각종 페스티벌과 클럽을 누비며 활발하게 연주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들이 커버한 곡은 강화도와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섬, 석모도를 노래하는 김수곤의 '석모도에 노을 지면'이다. 조화롭고 깔끔한 연주에 보컬이 함께하며 느긋하고 편안한 재즈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헬로 재즈 밴드는, 성인가요 풍의 원곡을 재즈 피아노 트리오 형태로 바꾸었다. 대중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재즈를 친근하게 풀어내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는 밴드답게, 노을 지는 저녁나절에 꼭 어울리는 은은한 연주와 목소리를 들려준다. 아쉽게도 헬로 재즈의 커버곡은 뮤직비디오가 따로 없고,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미지 및 자료 참고=포크라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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