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매년 5월 22일 대형 광고회사와 아마추어 창작가를 이어주는 <포트폴리오 나이트>라는 행사가 열린다. 주최 측은 행사 홍보를 위해 흥미로운 영상을 만들어 배포하는 방법을 기획했고, 그 영상은 아마추어 창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광고회사 간부들에게 발표할 때 느끼는 긴장과 공포에서 착안해 호러의 형식을 빌리기로 했다. <링>, <착신아리>, <주온>에서 익히 보아온 일본식 공포 소재들과 별반 다르지는 않으나, 공포영화의 본고장 일본 특유의 섬뜩하고 으스스한 느낌이 살아있다. <The Showing: 사상 최고 공포의 미팅>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배포되었다.

<The Showing: 사상 최고 공포의 미팅>

행사 홍보물로 만들어진 단편이지만, 이 작품은 일본의 공포영화 전문 감독 코지 시라이시(白石 晃士)가 만들었다. 그는 2004년부터 꾸준히 J 호러 전문 감독으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으며, <노로이(ノロイ)>(2005), <나고야 살인사건(The Carved: Slit-mouthed Woman(口裂け女))>(2007), <그로테스크>(2009)를 감독하여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링>과 <주온>의 공포 캐릭터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영화 <사다코 대 카야코(貞子 vs. 伽椰子)>(2016)를 감독하기도 했다. 어쩐지 어설프게 만든 홍보용 단편영화 같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사다코 대 카야코> 포스터 앞에서 코지 시라이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