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가벼운 남자>

Getting Fat in a Healthy Wayㅣ2015ㅣ감독 Kevork Aslanyanㅣ21분

세상의 중력이 약해졌다. 120키로 이상의 몸무게를 가진 사람이 아니면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 만다. 말라깽이 ‘콘스탄틴’에게 이제 집 밖은 위험한 곳. 하지만 창문 너머로 그녀를 처음 본 그날 이후, 더 이상 집 안에 머물 수만은 없다고 다짐한다. 용기를 내어 집 밖으로 나온 콘스탄틴. 마침내 두둥실, 그의 사랑이 하늘 높이 떠오른다.

<Getting Fat in a Healthy Way>(2015)

불가리아 감독이 만든 단편 <내겐 너무 가벼운 남자>는, 비극적인 사고로 지구의 중력이 손상되었다는 예측불허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사건이 있고 20년 후 암울한 미래의 디스토피아 세계. 중력이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못하고 마른 사람들은 죄다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60키로밖에 되지 않는 콘스탄틴은 당연히 외출 불가능이다. 다행히 정상적인 중력을 유지해주는 기계 덕분에 집안에서 평범한 생활을 즐기던 그는 어느 날, 같은 건물로 이사 온 아름다운 스튜어디스로 인해 세상 밖에 나가려는 용기와 확신을 얻는다.

감독은 ‘중력 파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적당히 기발한 상상력과 과하지 않은 위트로 담백하게 풀어냈다. 감각적인 소품의 배치와 뛰어난 영상미, 캐릭터 사이의 리드미컬한 호흡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다. ‘유럽단편영화제(European Short Film Festival)’ 사이파이 단편(sci-fi short) 부문을 수상했다.

모든 사람이 ‘120kg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영화 속 평준화 기준은, 학벌이 좋아야 하고 날씬해야 한다는 현대인의 차별적 잣대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불합리한 기준에 맞서는 올곧은 삶의 태도와 그 용기를 얻는 방법은, 20분가량의 영화를 끝까지 관람하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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