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프로듀서는 곡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이다. 특히 힙합신에서 프로듀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이들은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지만 정체성을 잃지 않고, 오로지 잘 만든 음악으로 자신을 증명한다. 그중에서도 지금 가장 주목받는 힙합 프로듀서들을 소개한다.

 

코드 쿤스트(Code Kunst)

이미지 출처-‘하이그라운드’ 공식 홈페이지

무수한 음악이 쏟아지는 시대, 뮤지션이 자신만의 색을 지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코드 쿤스트는 이 흐름 속에서도 본인의 것을 만들어가고 있는 프로듀서다. 2013년 데뷔한 이후 보여준 작품들에선 관통하는 하나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고요히 침잠하는 듯하지만 중심에 단단히 자리 잡은 심지 같은 것. 특히 래퍼 넉살과 함께한 'Organ', '눈먼 자들의 도시', '향수', 씨잼과 작업한 'Golden Cow', 'This is', 화지와 함께한 'Lounge' 등은 많은 힙합 팬들이 인생 곡으로 꼽기도 했다. 싱글을 듣는 것도 좋지만 잘 짜인 옴니버스 영화 같은 정규 앨범을 순서대로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코드 쿤스트가 그려내고자 한 이미지가 더욱 와닿을 것이다. 

 

코드 쿤스트 ‘Don't shoot me MAMA (feat. 카더가든)’ 온스테이지 영상
코드 쿤스트 ‘향수(feat. 넉살)’. 영상 출처- 딩고뮤직

 

차차말론(Cha Cha Malone) 

 이미지 출처-‘AOMG’ 공식 페이스북

차차말론(Cha Cha Malone)은 미국 시애틀에서 온 프로듀서다. 박재범, 로꼬 등 레이블 AOMG 뮤지션의 곡 작업에 여러 번 이름을 올린 데서 예상할 수 있듯, 그 역시 AOMG 소속 아티스트다. 미국에서 시작된 박재범과의 인연으로 한국에서도 활동하게 된 차차말론은 힙합, R&B, 댄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본인의 기량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힙합 아티스트뿐 아니라 뉴이스트('Good Bye Bye'), 레드벨벳('Stupid Cupid') 등 아이돌 그룹의 곡까지 작곡하며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차차말론의 곡을 더 맛깔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시그니처 사운드. 첫 소절이 시작되기 전 흘러나오는 'I need a Cha Cha beat boy'가 바로 그것인데, 박재범의 'All I wanna do'나 'YACHT' 등의 노래를 사랑한 사람이라면 귀에 익을 거다. 지난 5월 박재범과 새로운 레이블 하이어뮤직(H1GHR Music)을 설립한 차차말론, 새로운 아티스트들과 함께 보여줄 작품을 기대해보자. 

 

박재범 'All I Wanna Do (K) (feat. Hoody & Loco)'
박재범 'YACHT (k) (Feat. Sik-K)'. 차차말론이 프로듀싱했다

 

 그루비룸(GroovyRoom) 

이미지 출처-‘그루비룸’ 페이스북

얼마 전 인디포스트는 유튜브 공식 광고에 삽입되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온 곡 '응 프리스타일'을 소개했다. 이 곡의 프로듀서가 바로 그루비룸(GroovyRoom)이다. 박규정, 이휘민으로 구성된 이 팀은 1994년생이라는 나이가 놀라울 만큼 근사한 작업물을 내놓는다. 그루비룸은 허클베리피의 '박상혁', 오왼 오바도즈의 'City', 식케이, pH-1, 박재범과 함께한 ‘iffy’ 등 개성 있는 래퍼의 곡부터 효린, 창모의 'Blue Moon', 정세운의 'Just U' 등 대중적인 노래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지난 7월 이들은 첫 EP <EVERYWHERE>를 발표했다. 도끼, 버벌진트, 헤이즈, 에일리 등 EP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현재 신에서 그루비룸의 위치를 짐작하게 한다.
그루비룸의 시그니처 사운드는 'Groovy Everywhere'. 모든 곳에 존재하는 음악, 이보다 그들을 잘 설명하긴 어려울 테다. 

 

그루비룸이 프로듀싱한 오왼 오바도즈의 ‘City’
SiK-K, pH-1, 박재범 ‘iffy(prod by. GroovyRoom)’

  

밀릭(Millic)

이미지 출처-‘하이그라운드’ 공식 홈페이지

밀릭은 불과 두 달 전 첫 정규 앨범 <VIDA>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는 장필순, 지코, 딘, 크러쉬, 호주 출신 뮤지션 타쿠(Ta-ku), 아일랜드 출신 래퍼 레지 스노우(Rejjie Snow) 등 여러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이들이 밀릭과 함께한 이유는 그가 빛나는 재능과 진정성을 가졌기 때문일 것. 요즘 가장 핫한 크루 팬시차일드(Fanxy Child) 소속이기도 한 밀릭은 트렌디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을 만든다. 장필순과 함께한 곡 ‘문’은 그 정확한 예. 이 곡엔 외로움과 공허함마저도 행복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밀릭은 남다른 감성을 세련되게 풀어낼 줄 아는, 될성부른 아티스트다. 

 

밀릭 ‘Paradise(feat. Fanxy Child)’
밀릭 ‘문(Feat. 장필순)’ 메이킹필름

 

Editor

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