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무효 Via emmanuellemoureaux.com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가 일본에 정착했다. 도쿄 풍경의 밀도와 컬러에 매료된 까닭이다. 그에게 색이란 그저 칠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공간을 나누고 세우기 위한 가장 큰 요소이다. 온전히 색채만으로 견고하게 쌓은 에마뉘엘 무효(Emmanuelle Moureaux)의 규칙과 변주, <100 Colors>를 살펴보자.

 

색으로 지은 에마뉘엘 무효의 공간들

1. <숫자들의 숲>

Forest of Numbers, 2017

지난 1월, 도쿄국립신미술관(The National Art Center, Tokyo)은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대규모 특별전을 열었다. 에마뉘엘 무효의 <숫자들의 숲>이었다. 이는 말 그대로 숫자들이 숲을 이룬 전시였다. 작가는 10개의 층을 쌓아 10년의 세월을 시각화했다. 0부터 9까지, 60,000개 이상의 기호가 가지런히 늘어섰다. 3차원의 그리드를 촘촘히 채워준 것은 100가지의 컬러였다. 별도의 파티션도 없었다. 반복적이고 임의적으로 배치된 수(數)만이 숲길을 만드는 장치였다. 2000㎡의 화이트 큐브는 그 자체로 에마뉘엘 무효의 캔버스가 되었다. 방문객들은 비비드한 컬러가 건네는 고요함에 숨죽인 채 빠져들었다. <100 Colors>의 18번째 시리즈이자 에마뉘엘 무효의 가장 큰 설치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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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컬러 믹싱>

Color Mixing, 2016

<숫자들의 숲>이 정중동(靜中動)의 미를 안겨줬다면 17번째 시리즈 <컬러 믹싱>은 변칙적인 동중정(動中靜)을 선사했다. <컬러 믹싱>은 베어링 제조 업체 NSK의 창립 100주년을 위한 전시였다. 에마뉘엘 무효는 NSK의 기술을 몽환적이면서도 직관적으로 전하고자 했다. 베어링을 활용했으며, 역시나 100가지 색으로 웅장한 세계를 구축했다. 설치물은 25,200개의 꽃으로 이루어졌다. 꽃잎들은 따로 또 같이 회전하며 의외의 빛깔을 생성했다. 나선 슬로프를 따라 형성된 정원은 역동적인 색의 변화를 자아냈다. 설치물 중앙의 빈 공간에는 색채가 빚어낸 그림자가 어른거리며 황홀함을 더했다. 

Via emmanuellemoureaux.com 

 

3. <100 Colors>

Shinjuku Mitsui Building, 2013

<100 Colors>는 2013년부터 이어진 작업이다. 신주쿠 크리에이터즈 페스타(Shinjuku Creators Festa)의 일환이 그 시작이었다. 작가는 처음 도쿄에 방문했을 때, 거리에 넘쳐흐르는 색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도시를 에워싼 건물, 간판, 케이블, 그리고 이들이 아우르는 3차원의 레이어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다채로운 빛으로 물든 풍광은 에마뉘엘 무효 디자인의 영감과 본질이 되었다. 그는 “색상이 넘치는 곳에 둘러싸인 느낌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여기 도쿄의 한가운데에 100가지 컬러를 전시합니다. 이곳에서 좋아하는 색깔을 찾으십시오”라고 말한다. 

Via emmanuellemoureaux.com 

 

에마뉘엘 무효의 또 다른 대표작들 

Sugamo Shinkin Bank Nakaaoki Branch, 2014 Via emmanuellemoureaux.com 
Sugamo Shinkin Bank Ekoda Branch, 2012 Via emmanuellemoureaux.com 
Sugamo Shinkin Bank Shimura Branch, 2011 Via emmanuellemoureaux.com 

에마뉘엘 무효는 <100 Colors> 외에도 건축,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무지개 은행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도쿄의 <스가모 신긴 은행(Sugamo Shinkin Bank)> 또한 그의 대표작이다. 무지개 멜로디, 무지개 샤워, 무지개 밀푀유 등 일관된 콘셉트로 전개된 그의 작품은 웹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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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잡지사 기자. 잡지보다는 음악을, 음악보다는 술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