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c Fail>

2017ㅣ감독 Greg Barthㅣ5분

단편영화, TV 광고, 포토그래피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감각적인 작업물을 선보여온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영상 디자이너 Greg Barth가 새로운 단편을 자신의 비메오 채널에 공개했다. 감독 자신이 2016년 미국 대선 결과에 느끼는 바가 있어 제작한 단편으로, ‘가짜 뉴스’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과 ‘정치적 논쟁이 젊은이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명백한 사실’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영상 속, 가상의 소셜 네트워크 스마일 북(Smilebook)은 사용자가 부정적인 관점을 게시하는 글을 업로드하는 것을 금지하며, 특정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노출한다. 이로써 사용자의 현실감과 분별력을 흐리게 해, 결국 투표시기를 놓치고 정치에 관심을 쏟지 못하도록 사람들의 주의력을 분산시킨다. 휘어진 키보드나,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스마일 카드, 움푹 파인 농구장 바닥과 같은 특수 효과의 연출 과정은 영상 마지막 부분의 짧은 클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Fortunes, an experimental comedy>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일상을 풍자하는 코미디 아트 프로젝트로, 100파운드의 저예산으로 제작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3D 프린팅 기법의 사용이 도드라진 이 영상은, 그동안 본적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단편 영화라 해도 좋고, 예쁜 색감의 비주얼 영상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포춘쿠키를 날파리로 표현하고, 코코아 음료가 다리를 대신하며, 문손잡이가 액체로 흘러내리는 등 물체의 평범한 기능을 뒤트는 신선한 발상과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는 전개가 정신없이 엉켜 있다. 오랫동안 똑같은 일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행위가 불러오는 피곤감과 히스테리를 감각적인 비주얼로 풀어낸 작품으로, 2014년 영디렉터어워즈(Young Director Awards)에서 비디오 아트 부문을 수상했다.

 

<Hello Play NYE promo>

두 편만 보기에는 아쉬우니 하나 더. 벨기에 온라인 일렉트로닉 뮤직 플랫폼 서비스인 ‘헬로 플레이 (Hello Play)’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사운드의 구현 방식을 기발하고 독특하게 풀어낸 프로모션 영상이다. 제멋대로 솟구치는 킥 드럼과 신시사이저, 찌그러지는 스피커 같은 소품들은 3D 프린터 기술로 한땀 한땀 정성 들여 제작했고, 흘러내리는 석고상은 무려 6kg의 화이트 초콜릿을 녹여 만들었다. 총 1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지만, 실로 정교하고 세밀한 정성이 깃든 제작 과정을 메이킹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자.

그밖에 Greg Barth의 기발함과 신선한 발상이 묻어난 영상들은 그의 홈페이지와 비메오 채널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Greg Barth 홈페이지
Greg Barth 비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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