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소위 ‘몰래카메라’ 같은 영상들을 보면 광대 차림을 하고 무서운 상황을 연출하여 행인들을 놀라게 하거나 쫓아가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또 초자연적 존재처럼 꾸민 무서운 광대 형상이 숲속에서 어른거리는 영상도 많이 올라와 있다. 흔히 서커스에 등장하던 익살스러운 광대 캐릭터가 살인을 일삼는 공포 캐릭터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미국인들, 특히 아동들에게 광대공포증(Coulrophobia)이라는 불안장애를 만들어냈다.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도 이 광대공포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광대공포증을 테마로 한 할로윈 행사

이블 클라운(Evil Clown) 또는 킬러 클라운(Killer Clown)이라 불리는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1980년대 후반 스테판 킹의 인기 소설 <It>(1986)와 동명의 미니시리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지상파 ABC에서 두 편으로 편성된 미니시리즈는 약 3천만 명의 시청자를 TV 앞으로 모았는데, 익살스러운 광대의 몸짓으로 아이들을 꾀어낸 후 공포의 캐릭터로 변하는 장면은 당시 아이들의 뇌리에 깊이 남았다. 앞서 1940년대에 탄생한 배트맨의 상대 악역 조커도 광대의 모습이었지만, 공포심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그 후 1990년대부터는 괴기스러운 광대가 등장하는 공포 영화 아류들이 우후죽순 제작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가히 ‘크리피 클라운(Creepy Clown)’ 전성시대가 되었다.

ABC에서 방송된 미니시리즈 <IT>의 한 장면

스테판 킹의 소설 <It>에 영감을 주었던 희대의 광대 살인범이 있다. 1978년 시카고에서 체포된 존 웨인 게이시(John Wayne Gacy)는 33명의 젊은 남자를 살해하였는데, 자신이 운영하던 KFC 매장이나 자선 행사에서 광대 복장을 하고 어린이를 돌봤다고 해서 살인자 광대(Killer Clown)라고 불렀다. 연쇄 실종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아동 성추행 전과가 있던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가택 수색을 한 끝에 지하실에서 26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피살자의 수도 엄청났지만, 광대 복장으로 웃는 그의 사진이 신문에 대서특필되면서 섬뜩함을 자아냈다. 그는 최종적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1994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킬러 클라운’ 존 웨인 게이시의 실제 모습

오랫동안 영화화 가능성이 점쳐지던 스테판 킹 원작 영화 <그것(It)>이 2017년에 개봉하여 초대박 흥행에 성공했다. 인디포스트가 ‘온라인에서 가장 무서운 단편 호러영화 <마마>’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 신예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의 두 번째 장편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스토커>를 비롯해 다양한 해외 작품에 참여해온 정정훈 촬영감독이 참여하여 국내 팬들의 주목을 모았다. 이 영화는 세계 영화관에서 7억 달러를 거둬 들이며, 2019년 개봉을 목표로 속편 제작에 들어갔다. 이로써 광대공포증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그것>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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