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단편 애니메이션을 접한 관객들은 도그파이트(Dogfight)라 불리는 공중전 장면에 경탄한다. 100여 년 전인 1차 세계대전 말, 중화기를 장착할 수 없었던 경량 전투기들이 서로 근접하여 상대편의 꼬리를 물고 늘어져 기관총을 발사하면서부터 ‘개싸움’이라는 용어가 붙었다. 하늘에 무수한 구름 원을 만들면서 치열하게 싸우던 조종사들은 연료가 바닥날 때까지 피를 흘리면서도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관객들은 이내 궁금증을 자아낸다. “저들은 왜 싸우는 거지?”

“전투를 끝내고 착륙해서 멋지게 악수할 줄 알았다.”는 댓글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악마 같은 모습을 드러낸 채 먼지가 되어 사라질 때까지 상대에 대한 분노와 증오의 총질을 멈추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에 십자군 전쟁, 태평양 전쟁, 중동 테러와 같은 전쟁의 모습들이 희미하게 드러나면서 관객들은 비로소 단편의 메시지를 알아차린다. 폴란드의 우츠 영화학교(Lodz Film School)를 졸업한 다미안 네노브(Damian Nenow) 감독이 영상 스튜디오 플래티지 이미지(Platige Image)에 합류하여 만든 작품이다. 아카데미 단편 부문 후보에 올랐고 코믹콘(Comic-Con), 시그래프(SIGGRAPH)(계산기학회의 컴퓨터 그래픽스 협의회)에서 수상했다.

SIGGPAPH 2011에서 제작 과정을 발표하는 다미안 네노브

다미안 네노브는 현재 플래티지 이미지에서 첫 장편 애니메이션 <Another Day of Life>를 제작하고 있다.

<Another Day of Life> 단편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