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황급히 자기 방을 청소한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침대 밑에서 음란잡지를 꺼내더니 황급히 감춘다. 어색한 관계의 남자와 여자는 TV를 같이 보다가 이내 손을 잡게 되고 서로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맞고 밥을 먹고, 모든 일상을 공유한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갈등이 생기고 다투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는 홀로 남는다. 남녀 관계에서 으레 겪게 되는 과정을 방의 천정에 고정된 카메라 앵글로 7분의 러닝타임에 담았다. 대사는 거의 없고 표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움직임으로 모든 이야기를 전한다.

영국의 단편영화 제작자 잭 퓨(Jack Few)의 <Me & You>는 온라인에서 1천만 조회수를 넘긴 화제작이다. 댓글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라는 칭찬과 “천장이 얼마나 높길래”라는 의문 섞인 댓글로 가득하다. 물론 실제 방이 아니라 스튜디오의 특별 제작된 세트에서 촬영되었다. 그 제작과정을 아래 비하인드 영상에서 확인하자.

<Me & You>의 출연자와 제작진

남녀가 헤어지는 원인은 의외로 사소하다. 단편에서 보다시피 남자의 방은 점점 어질러지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뜻하지 않은 이별을 맞는다. 남자가 여자에게 신경질적인 한마디를 내뱉는다. “이제부터 이거는 침대 그쪽 편에 놔두라고! (Just keep it on your side from now on, OK!)” 함께 사용하던 침대에 경계선이 생기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 아닌가?

Jack Few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