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세기의 전쟁들. 영화 스크린에서 벌어지는 전쟁만큼은 다시 한번 볼 일이다. 특히 역사적인 해전을 충실한 고증을 바탕으로 리얼하게 옮겨 놓은 명작들을 소개한다.

 

<상과 하>

The Enemy Belowㅣ1957ㅣ감독 딕 포웰ㅣ출연 로버트 미첨, 커트 주겐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서양에서 만난 미 해군 호위 구축함과 독일 유보트 간의 전투를 그린 명불허전의 고전 영화. 특히 적군에 존경을 표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은 영화다. 두 함장 간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통해 배우들의 명연기가 펼쳐진다. 흡사 고양이와 쥐처럼 도망가는 독일 유보트와 쫓아가는 미군함의 전투 장면은 당시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수상한 만큼 감흥이 깊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특징은 두 나라의 전투를 보여주지만, 적대적인 느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두 함장은 서로를 견제하고 공격하지만 결국 싸움은 무승부에 가까운 결말을 맞는다. 어쩌면 감독은 이를 통해 반전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영화 <상과 하> 예고편

 

<미드웨이>

Midwayㅣ1976ㅣ감독 잭 스마이트ㅣ출연 찰톤 헤스톤, 헨리 폰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제와 미국이 맞붙은 미드웨이 해전을 다룬 영화. 이 해전은 진주만 공습 이후 해군 전력이 약해진 미국에 불리한 전투였다. 그러나 미 해군은 일본군이 미드웨이섬을 공격하리라는 것을 암호해독을 통해 미리 알아내고, 일본에는 결정적인 패배를, 자국에는 태평양 전선에서의 주도권을 안겨주었다.

유니버설 영화사가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영화다. 앞서 진주만 공습을 그린 영화 <도라 도라 도라>(1970)의 흥행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해 만들었다. 그로 인해 제작비가 부족했던 것인지, 전투 장면의 화려함이나 연출에 대해선 <도라 도라 도라>에 못 미친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개봉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흥행을 거뒀다.

영화 <미드웨이>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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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 유보트>

Das Bootㅣ1981ㅣ감독 볼프강 페터슨ㅣ출연 주겐 프로크노, 클라우스 웨네먼, 허버트 그로네메이어

잠수함 영화라 하면 빠질 수 없는 ‘피요옹, 피요옹’ 하는 수중음파탐지기 소리. 그 소리의 원조가 바로 이 영화다. 실제 U-96 보트를 타고 나간 경험을 바탕으로 로타-귄터 부흐하임이 쓴 소설이 원작이다.

1981년 당시 서독에서 만들어진 전쟁 영화 중 최고로 평가받는 고전이다. 잠수함이라는 비좁고 폐쇄된 공간, 항공기와 구축함의 추적으로 극도의 긴장과 피로에 시달리는 승조원들의 모습을 몹시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1년간의 촬영기간 동안 실내에서 생활하며 수염과 머리칼을 덥수룩하게 기른 배우들의 노력도 한몫한다. 독일의 음악감독 클라우스 돌딩거가 작곡한 영화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뮌헨에 있는 바바리아 영화 제작박물관에는 촬영 세트용으로 만들어진 유보트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실제 유보트와 구분하기 힘들 만큼 잘 재현했고 내부 견학도 가능하다고.

<특전 유보트> OST - 'Erinnerung' MV

 

<마스터 앤드 커맨더 : 위대한 정복자>

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ㅣ2003ㅣ감독 피터 위어ㅣ출연 러셀 크로우, 폴 베타니

자그마치 1억3500만 달러(약 1500억)의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 60톤 규모의 서프라이즈 호를 3척, 1만 평 규모의 물탱크(물탱크가 설치된 바하 스튜디오는 <타이타닉>을 촬영한 바로 그곳), 화려하게 배를 채운 온갖 소품과 배우들의 의상들까지 실물 그대로 고증하여 제작했다. 차라리 19세기 선박과 해전에 대한 기록물로도 손색이 없다. 물론 엄청난 제작비 부담으로 십 년 동안 할리우드를 표류한 영화는 이십세기폭스, 미라맥스, 유니버설이라는 쟁쟁한 세 영화사의 협력으로 겨우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나폴레옹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2번의 해전과 1번의 폭풍이 등장한다. 카메라의 흔들림이 실제 폭풍 속 파도의 흔들림을 그대로 담아낸 것 같다. 영화의 원작 소설 <오브리-머투린>의 제목 자체가 된 주인공들 ‘오브리’(러셀 크로우)와 ‘머투린’(폴 베타니)을 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함선에 타고 있는 친구이자 맞수인 두 남자가 빚어내는 긴장과 화합이 훌륭하다.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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