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페스티벌 시즌이 다가왔다. 매년 이때가 되면 몰아치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가장 기대되는 건, 국내에서 본 적 없었던 해외 뮤지션의 내한 소식이다. 라이브 공연이 끝나면 절로 “앙코르”를 외치게 될 다섯 팀을 소개한다.

 

썬더캣(Thundercat)

 이미지 출처- ‘썬더캣 페이스북

썬더캣이 베이스 연주자로만 남았다면? 퍼렐 윌리엄스와 앤더슨 팩이 그에게 존경을 표할 일도 없었을 테다. 이 두 사람은 물론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스눕 독, 에리카 바두 같은 뮤지션들이 그 가치를 인정한 사람이 바로 썬더캣이다. 미국 LA 출신인 스테판 브루너는 베이시스트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다 지난 2011년, ‘썬더캣’이란 이름으로 솔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데뷔 앨범 <The Golden Age of Apocalypse>부터 올 2월 발표한 세 번째 앨범 <Drunken>에 이르기까지, 재즈, 소울, 훵크, 인디 록, 일렉트로니카가 뒤범벅된 음악으로 그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썬더캣의 부드러운 팔세토 창법과 화려한 베이스 선율을 직접 눈과 귀로 담게 될 순간이 진작부터 기다려진다.

썬더캣 ‘Walkin'’ MV

 

레이니(Lany)

이미지 출처- ‘레이니 페이스북

레이니는 기본적으론 밴드 구성이지만, 거기에 전자음악을 덧입혀 록과는 다른 스타일리시한 사운드를 뽑아내는 그룹이다. 모델과 보컬 활동을 겸하던 폴 클라인이 드럼의 제이크 고스와 키보드의 레스 프리스트를 영입하면서 그룹이 완성됐다. 사운드클라우드에 공유한 초기 곡들이 차츰 인기를 얻게 되면서, 결성한 지 3년 만에 첫번째 앨범인 <Lany>를 발매했다. 레이니 음악의 멜로디 라인은 캐치한 팝에, 보컬은 R&B 스타일에 가깝다. 특히 리드 보컬과 서브 보컬의 조화로움은 레이니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느낌으로 레코딩한 보컬이 라이브 공연에선 또 어떤 질감으로 표현될지 주목할 만하다.

레이니 ‘Ilysb’ MV

  

오 원더(Oh Wonder)

이미지 출처- ‘오 원더 페이스북

오 원더는 자신들의 장기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그룹이다. 한번 들으면 귀에 박히지만, 결코 단순하거나 가볍지만은 않은 멜로디 라인으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기 때문이다. 오 원더의 탁월한 송라이팅 실력은 두 보컬의 목소리를 통해 제대로 빛을 발한다. 음역대를 달리하며 멜로디를 타는 조세핀 밴더 구츠와 앤서니 웨스트의 목소리는 리버브를 심은 듯한 공명감과 묘한 여운을 남긴다. 신시사이저와 기타가 이끄는 선율, 그 위를 수놓을 혼성 보컬의 무대는 뜨거운 여름날에 낭만적인 청량함을 가득 안겨줄 테다.

오 원더 ‘Ultralife’ MV

  

에디 슐레이먼(Ady Suleiman)

 에디 슐레이먼은 영국 노팅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다. 2015년 데뷔한 후, 레게와 소울을 중심으로 여러 장르의 특성을 가미한 음악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음악을 ‘Raw and Honest(날 것그대로 이면서 정직한)’라고 표현한 것처럼, 그 자신은 어디까지나 꾸밈없는 아날로그를 지향한다. 복잡한 음계 진행이나 기교를 앞세운 창법은 배제하고, 투박한 듯 정교한 보컬로 담담하게 노래한다. 레게와 소울이 자아내는 복고적 기풍과 소울풀한 팝 멜로디가 매력적인 에디 슐레이먼의 무대는 올 8월에 만날 수 있다.

에디 슐레이먼 ‘Wait for You’ MV

 

고릴라즈(Gorillaz)

이미지 출처- ‘고릴라즈 페이스북

고릴라즈는 그들이 내세우는 ‘2D’ 세계 때문에, 음악은 물론 뮤직비디오와 공연 영상까지 찾아 보게 되는 밴드다. 멤버 각자에게 부여한 ‘캐릭터’가 뮤직비디오에선 어떤 이야기를 갖고 등장하는지, 그리고 무대위에선 또 어떻게 가공되어 나오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블러(Blur)의 보컬 데이먼 알반과 만화가 제이미 휴렛을 중심으로 결성된 고릴라즈는 얼터너티브 록, 팝, 디스코, 일렉트로니카, 힙합이 뒤섞인 음악을 선보여 온 ‘가상 밴드’다. 올 4월엔 무려 6년 만에 신보 <Humanz>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릴라즈의 이번 내한은 꽤 오랜만에 발표한 신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고릴라즈 ‘Andromeda’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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