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사단의 촉망받는 감독 칼 린쉬. 칸 광고영화제에서 단편영화 <The Gift>로 연출과 시각효과 부문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첨단 VFX 기술을 스토리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그의 능력은 단연 인정받을 만하다.

2013년 판타지 사무라이 대작 <47 로닌>의 감독을 맡으며 장편영화에 진출한 칼 린쉬(Carl Erik Rinsch) 감독은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첨단 VFX 기술을 결합한 광고 감독으로 명성이 높다. D&AD 최고 신인감독상, 칸 광고영화제 연출상과 시각효과상을 받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첨단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들이 그에게 광고를 의뢰하고 있으며, LG전자와 기아자동차 같은 우리나라 기업이 그의 클라이언트 리스트에 올라 있다. 그의 작품들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짧은 영상물을 먼저 감상해 보자.

2010년에는 필립스전자의 캠페인 ‘Parallel Lines’의 일환으로 제작한 다섯 편의 단편 중 하나인 <The Gift>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필립스는 RSA(리들리 스콧 사단) 소속 유망주 감독 5명을 선정해 단편영화 제작을 의뢰했는데, 조건은 단 한가지. 영화에 “It’s a unicorn”이라는 대사가 들어가는 것이었다. 린쉬 감독은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로봇과 경찰 간의 멋진 추격전을 그려낸 단편영화를 제작하여 칸 광고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칸 광고영화제 2관왕의 캠페인 필름 <The Gift>

<The Gift>는 바로 할리우드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추천으로 <에이리언> 시리즈 프리퀄 감독 물망에 오르기도 했으나, 20세기 폭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대신 유니버설이 추진하던 제작비 예산 1억 7천 5백만 달러(약 2천억 원)의 대형 판타지 영화 <47 로닌>의 감독을 맡게 되었다. 당시 할리우드에서는 장편영화 경험이 부족한 젊은 광고감독에 대한 우려가 새어 나왔다. 시나리오가 제작 중간에 변경되면서 일정이 연기되거나 제작비가 늘어났고, 감독이 배제되는 곡절을 겪은 끝에 영화는 개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평론가들의 거센 비판과 함께 상업적 실패로 끝났다.

일본 실화에 근거한 영화 <47 로닌>의 예고편

저예산의 영화를 제작하며 경험을 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그는 광고감독으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기아, 아우디, 렉서스, 메르세데스, BMW, 포드, 토요타, 닛산 같은 유수 자동차 기업들이 그에게 믿고 일을 맡긴다. 짧은 광고 영상과 긴 스토리 라인의 연출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절감했겠지만, 언젠가 다시 장편영화 제작에 도전할 칼 린쉬 감독을 기대해본다.

최근 제작한 LG 세탁기 광고 영상

 

칼 린쉬 감독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