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출신의 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 감독은 밴쿠버 필름스쿨 졸업 후 그곳에 정착하여 3D 애니메이션 일을 시작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제작한 명감독 피터 잭슨(Peter Jackson)의 일을 돕다가 자신이 만든 실험적 단편영화 4편을 보여 주었다. 그중 하나인 <Alive in Joburg>이 피터 잭슨의 관심을 끌었고, 이를 장편으로 제작한 <디스트릭트 9>(2009)이 주목을 받으면서 제작비 3천만 달러의 일곱 배를 극장에서 벌어들였다. 그 후에도 <엘리시움>(2013), <채피>(2015)의 감독을 연이어 맡으면서 대표적인 SF 감독으로 발돋움했다.

영화 <디스트릭트 9>의 근거가 된 단편 <Alive in Joburg>

블롬캠프 감독은 인스타그램에 <에일리언> 후속작의 디자인 컨셉을 올리면서 대형 블록버스터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에일리언 2>에서 마지막까지 생존한 ‘리플리’(시고니 위버)와 ‘힉스’(마이클 빈)을 중심으로 에일리언과의 전투를 이어가는 <에일리언 5>의 트리트먼트를 기획하여 제안했으나,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일리언의 원류를 밝히는 프리퀄 영화로 전환하여 <에일리던 커버넌트> 제작으로 방향을 틀면서 <에일리언 5>가 제작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블롬캠프 감독의 <에일리언 5> 디자인 컨셉

블롬캠프는 실망하지 않고 자신의 근거지인 밴쿠버에 VFX를 강점으로 하는 실험적 SF 제작사 오츠 스튜디오(Oats Studio)를 설립하였다. 그의 목표는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파이프라인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실험적 영상들은 온라인에 무료로 올리면서 SF 팬과 영화 제작사의 반응을 탐색할 예정이다. 무명 시절 만든 단편 <Alive in Joburg>가 장편 <디스트릭트 9>으로 이어진 것처럼 말이다.

설립 후 수개월 만에 오츠 스튜디오는 4편의 프로젝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중 <Rakka>와 <Firebase>는 <디스트릭트 9>와 유사한 외계인 SF 장르이며, 블롬캠프 감독의 강점인 VFX 애니메이션을 많이 활용한 영상이다. 장편 영화로 제작될지, 시리즈물로 제작될지는 미정이며, 추가 제작을 위한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한다.

<Rakka>의 Volume 1. 시고니 위버가 에일리언에 대항하는 저항군의 리더로 출연한다
<Firebase> Volume 1.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불가사의한 존재와 현상에 관한 영화다
<God Serengeti> Volume 1
<Zygote> Volume 1

SF 팬이라면, 특히 <디스트릭트 9>을 재미있게 봤다면, 네 건의 프로젝트 영상을 보면서 향후 어떤 영상물로 발전할지 지켜보자. 단, <디스트릭트 9>처럼 잔인하고 혐오스런 장면이 자주 나오니 주의해서 감상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