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에 초청받지 못한 예술가들이 축제 주변부(Fringe)에 모여 무허가로 공연한 것이 ‘프린지페스티벌’의 시작이었다. 기획되지 않은 그들의 공연은 독특하고 참신했고, 그것을 본 많은 이들이 점차 자발적으로 변두리로 몰려들었다. 특정 기준 없이 누구나 참여하여 독립적인 예술 세계를 펼치는 프린지페스티벌은 점차 에든버러페스티벌의 주축이 되었고, 전 세계 곳곳으로 퍼졌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5 현장 사진 (출처-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홈페이지)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한국적 프린지페스티벌을 내세운 ‘독립예술제’가 대학로에서 열렸다. 당시 권위적이고 틀에 얽매인 답답한 예술계를 탈피하고자 한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였다. 이후 더욱 확대된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한 독립예술제는 2002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로 명칭을 변경했고, 올해 스무 살을 맞이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한층 특별한 무대로 꾸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52개 팀 천여 명이 기다리고 있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곧 시작한다. 7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의 축제를 알차게 즐기기 위한 네 가지 가이드를 미리 살펴보자.

 

자유 참가 원칙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7 소개영상 '하고싶은 거 해'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20년간 예술가들의 자유 참가 원칙을 지켜온 다원예술축제다. 보통의 예술축제와 달리 특정 기준에 따라 작품이나 예술가를 심사, 선정하지 않으며, 아마추어에서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참여 기회를 개방하고 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은 각자 제작한 공연과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자발적으로 운영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으로 마련될 공간에는 연극, 무용, 음악, 퍼포먼스, 미술, 영상 등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장르와 형식을 넘나드는 모든 종류의 예술이 펼쳐진다.

 

기획 프로그램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긴 어렵지만, ‘기획’, ‘부대’, ‘공연’ 프로그램이라는 세 가지 특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중 ‘기획 프로그램’은 프린지페스티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가진 퍼포먼스다. 대표적으로 ‘올모스트프린지 – 마이크로포럼’은 독립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소규모 예술 수다로, 축제 참여 예술가가 제시한 주제를 가지고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그 밖에 1998년부터 축제를 통해 만들어온 기록물을 선보이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아카이브 전시’, 스무 번째 프린지를 함께 한 구성원 20팀이 각자의 방식으로 프린지와 인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프린지와 안녕하는 20가지 방법’ 준비된다.

 

부대 프로그램

부대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예술 공연 외에 마련한 다양한 이벤트다. 축제하면 역시 빠질 수 없는 먹거리는 경기장 곳곳에 마련한 ‘프린지클럽’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축제 시작 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부대 프로그램인 ‘팝업프린지’는 할인 티켓부터 2017년 페스티벌 기념품을 제공한다. 특히 팝업프린지를 촬영해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프린지클럽에서 음료 1잔을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한다고 하니, 당장 길거리를 예의주시해보자.

 

공연 프로그램

위부터 공연프로그램 중 ‘우리의 삶을 전시합니다’(미아), ‘P로봇’(극단52Hz), ‘다시, 똬리를 틀다’(공연집단 우주콜라주) 소개 이미지

공연 프로그램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그야말로 자유롭고 다채로운 공연들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안에 나눠진 구획에는 각각의 주제와 형식을 담은 퍼포먼스, 전시, 게임, 연극을 아우르는 모든 행위가 펼쳐진다. 어떤 팀은 매시간마다 공간을 옮겨 가며 춤을 선보이고, 어떤 팀은 한 구획 안에서 사흘 내내 관객 참여형 연극을 진행한다. 무엇이 더 재밌고 재미없는지 평가할 수 없고, 모습을 예측할 수도 없는, 무제한의 공연들이 동그란 경기장을 가득 메울 예정이다. 몇몇 공연들은 사전에 온라인, 현장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으므로 미리 살펴보아야 하지만, 발길 닿는 대로 찾아가 우연히 나만의 예술을 발견한다면 서울프린지페스티벌만의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TIP.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유료의 티켓을 구매해야 입장할 수 있다. 입장권은 1일권과 축제 기간 내내 관람 가능한 전일권으로 나뉘며 온라인과 현장에서 구매하면 된다. 온라인 예매는 축제 관람일 하루 전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관객 수 제한이 있어 사전 예약을 받는 공연의 경우에는 온라인 예매 시 사전예약, 현장 예매 시 해당 공연장에서 1시간 전에 선착순 예약을 받는다. 페스티벌 입장은 프로그램 시작(수~금요일 오후 4시, 토요일 오후 3시) 1시간 전부터 가능하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페이스북에서 공연 정보를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7

기간 7월 19일(수)~7월 22일(토)
장소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
문의 02-325-8150
요금 입장권 1일권 30,000원, 전일권 50,000원(할인은 홈페이지 참고)
홈페이지 www.seoulfringefestival.net
페이스북 www.facebook.com/seoulfringefestival
본문이미지 출처-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