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때>

2016ㅣ감독 배은혜ㅣ6분ㅣ출연 김현실, 이정원

도현과 은혜는 같은 날 태어난 친구다. 같은 옷, 같은 머리를 하고 같은 가방을 메고 다녔다. 함께 자라지만 조금씩 다른 길을 걷는 두 친구. 모두가 그렇듯 간간이 ‘잘 지내냐’는 안부를 주고받지만 거기까지다. 무심함과 외로움 속에 살아가던 두 친구가 어느 순간 문득 서로를 마주한다.

단편영화 <생각할 때>

상반신만 비추는 일관된 구도와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 배경. 여기에 핑퐁처럼 오가는 빠른 호흡의 대사로 신선함이 가득하다. 단편영화 <생각할 때>는 뚜렷한 서사나, 인물의 감정선 없이도 파스텔 톤의 예쁜 색감과 영상미, 재치 있는 편집으로 시선을 잡는다. 얼굴 만한 크기의 무지개 사탕이나 부모님 역할을 도맡은 마리오네트 인형, 풍선 ‘카메오’ 같은 아기자기한 소품 활용도 귀엽다. <다 끝난 일>(2014)에 이은 배은혜 감독의 두 번째 단편영화로, 제18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경쟁 19+ 섹션 단편 부문에 초청 상영되었다.

각자 살기 급급하다는 핑계로 무심코 잊혀져 가는 것들이 참 많다. 한때 가까웠던, 주변 사람들에게 진지한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며, 이제는 잠시라도 누군가를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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