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꿈>, <하고 싶은 게 많고 너도 그래 보여> 앨범자켓

그간 정식 음원 발매 없이 홍대 주변의 공연장을 다분히 누비며 또렷한 행보를 남겨온 두 밴드, 새소년과 위댄스가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음반을 발매했다. 두 밴드에게는 각각 다른 의미로 기념비적인 첫 정식 앨범이다. 무엇보다도 지금 가장 소개하고 싶은 1순위 앨범임이 틀림없다.

 

새소년(Sesoneon)
<긴 꿈> (2017.06.20)

왼쪽부터 문팬시, 강토, 황소윤. 이미지 출처- ‘붕가붕가 레코드’

‘새소년’은 강토(드럼), 문팬시(베이스), 그리고 황소윤(기타/보컬)로 이뤄진 3인조 밴드다. 2015년부터 홍대 근처의 클럽에서 꾸준하게 공연을 하며 귀 밝은 리스너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2017년 6월 첫 싱글 <긴 꿈>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인디 신에 다다랐다.

새로울 ‘새’, 또는 하늘을 나는 새를 의미하는 밴드 이름이 어렴풋하게 던져주는 이미지처럼, 이들의 음악에도 풋풋하고 싱그러운 정서가 다분히 흐른다. 가장 먼저 귀에 꽂히는 것은 황소윤의 허스키하면서도 찰진 보컬. 여기에 경쾌하게 쪼개지는 드럼 비트와 영롱한 기타, 베이스라인이 더해지며 신선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로우파이한 질감의 사운드 너머로 관통하는 블루스, 신스팝 등 다양한 장르의 결합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곡의 후반부를 메우는 사이키델릭한 연주는 말랑한 곡 분위기와 부드럽게 섞이며 의외의 청량감을 안겨 준다.

새소년 ‘긴 꿈’ MV

그러니까 새소년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밴드다. 결성 첫해 신한카드 펜타루키즈 결선에서 은상을 안았고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등 정식 음원 발매 없이 또렷한 행보를 밟아왔다. 그리고 이들은 곧 두 번째 싱글 <파도>와 데뷔 EP를 발매하였다. 새소년이 일으킬 새로운 물결 위에서 신나게 춤 출 시간이 머지않았다는 뜻이다.

새소년 페이스북

 

위댄스(Wedance)
<하고 싶은 게 많고 너도 그래 보여> (2017.06.21)

왼쪽부터 위보, 위기. 이미지 출처- ‘만선’

‘위댄스’가 ‘정식 앨범’을 ‘발매’했다. 보통 예삿일이 아니다. 위댄스라는 밴드의 등장부터 그렇다. 노래 부르는 위보(Wevo)와 기타 치는 위기(Wegui)로 구성된 2인조 밴드 위댄스는 2011년 즈음부터 홍대 주변의 작은 공연장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직접 만든 곡들을 손수 CD에 담아 공연장에서만 판매했다. 특별한 명칭 없이 <Unfixed>라 부르는 그 앨범들은 지금까지 총 16개의 시리즈로 제작됐고, 모두 합하면 대략 60곡이다. 그중 음원 사이트에 정식으로 등록된 곡은 한 곡도 없다. 예외로 ‘난 말야’라는 곡은 2015년 제비다방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돼 있어 음원이 있다.

그 사이 위댄스는 <Produce Unfixed>라는 새로운 앨범 시리즈를 만들었다. 위댄스가 고른 한 명의 프로듀서와 함께 <Unfixed>에 담겼던 곡들을 편곡한 것이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만든 세 장의 <Produce Unfixed>는 새로운 느낌의 사운드와 구성을 갖추었고, 조금 더 친절해졌다. 한층 모양새를 다듬은 CD, 그리고 소규모로 디지털 음원을 같이 발매했다. 예컨대 공연장에서만 부르던 곡 ‘준비됐나’는 미국 밴드 Deerhoof의 Greg Saunier가 프로듀싱을 맡은 <Produced Unfinxed Vol.3>에서 다른 색깔을 입은 ‘준비됐나’로 편곡되어 이어폰으로도 들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위댄스의 노래 대부분은 여전히 편리한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지 않지만, 이미 위댄스의 매력을 맛본 많은 이들은 찾아 듣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위댄스 '피어나는' MV

그래서 위댄스가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정식으로 이름을 붙여 발매한 앨범 <하고 싶은 게 많고 너도 그래 보여>는 더욱 특별하다. <Unfixed>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12곡을 담은 음반이다. 그간의 행보에 비추어 보면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이번 앨범은 마치 새로운 시리즈의 첫 번째 정식 앨범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위댄스는 ‘정식’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고, 당연히 데뷔 앨범도 아니지만, 분명 처음 선보이는 실험이다. 이번에는 뮤직비디오도 두 편이나 있다! 이제 위댄스의 음악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자. 일렉트로닉, 록, 디스코 같은 장르를 논할 필요는 없다. 세련된 기타 사운드와 기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귀여운 목소리를 당장 들어볼 일이다. 그리고 모두 들썩들썩 춤을 추면 된다. 음반은 아래 판매처에서, 곧 공개될 음원은 독립 콘텐츠를 판매하는 웹사이트 만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

위댄스 홈페이지
위댄스 페이스북
위댄스 음반 구입처 – 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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