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의 애니메이터 두 명이 자투리 시간을 내서 그들이 만들고 싶은 단편 애니메이션 <Borrowed Time>을 만들었다. 이들은 픽사의 주력 작품인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2012), <인사이드 아웃>(2015) 등을 만드느라, 이 6분 40초의 단편을 완성하는 데 거의 5년이 걸렸다. 작품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곡상을 2회 연속 수상한 바 있는 구스타보 산티올라야(Gustavo Santaolalla)의 음악이 더해져 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Borrowed Time’은 ‘덤으로 주어진 시간’이란 의미다. 젊은 시절 중대한 실수로 늘 함께 다니던 보안관을 죽게 한 사나이가 자책감과 회한에 시달린 인생을 살다가 다시 그 현장을 찾아간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당시의 기억들이 떠올라 괴로워하던 그는, 어느 순간 보안관이 그에게 주었던 회중시계를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

두 명의 제작자를 보자. 루 하무-라지(Lou Hamou-Lhadj)는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한 장르라는 생각에 도전하고 싶었다”라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앤드류 코츠(Andrew Coats)는 “단편을 통해 여러 가지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다만 (단편은) 별다른 수입이 없으므로 어느 정도 위험부담은 져야 한다.” 생각했다고.

톡톡 튀고 밝은 이미지의 가족 중심 애니메이션이 픽사의 작품 특성이라면, 이 단편은 좀 더 어두운 인생 본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를 계기로 향후 픽사의 포트폴리오에 미세한 변화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