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동성애와 양성애, 드랙퀸, 카니발리즘 같은 소재를 섹시하게 여긴다면, 글램록을 동경한다면, 뮤지컬 러버라면, 무엇보다 ‘마이너’ 하다면. ‘컬트영화’의 시초로 불리는 <록키 호러 픽쳐 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이하 <RHPS>)가 재개봉했지만, 1975년부터 언제나 그랬듯 많은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하는 와이드릴리즈는 아니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변두리 극장’만이 주는 색다른 경험이 준비되어 있으니까. 다음 영상을 통해 <RHPS>의 감각을 미리 익혀보자. 40년 묵은 영화라고 해서 결코 방심하면 안 된다.

STEP 1. Let’s do the ‘Time Warp’ again!

영화는 ‘재닛’(20대 초반의 수잔 서랜든을 보라!)과 ‘브래드’(베리 보스트윅)가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은사인 스콧 박사에게 주례를 부탁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한밤의 산길엔 설상가상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타이어가 터져 오도 가도 못할 지경에 이른다. 전화를 빌리러 수상한 고성으로 들어간 그들을 맞이하는 이는 꼽추 집사 ‘리프래프’. 평범한 미국 중산층 백인 헤테로 커플인 재닛과 브래드에게 벌어질 온갖 기괴한 경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때 나오는 노래가 ‘타임워프(Time Warp)’로, <RHPS>의 대표곡이기도 하니 주요 동작과 후렴구는 외워 두어도 좋겠다. 참고로 리프래프 역은 <RHPS>의 원작 뮤지컬 각본부터 노래까지 쓴 리처드 오브라이언이 직접 맡았다.

STEP 2. I’m just a ‘Sweet Transvestite’!

‘타임워프’를 부르는 괴상한 사람들을 피해 뒷걸음치는 재닛과 브래드의 등 뒤로 서서히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높고 화려한 구두 굽의 주인공은 성의 주인인 ‘프랭크 N. 퍼터’(팀 커리) 박사다. 프랭크 박사는 자신의 ‘긴장을 풀어줄’ 완벽한 창조물-근육질 금발 미남 ‘록키’가 거의 완성되었다며, 그를 볼 수 있는 특권을 주겠다고 한다. 물론 재닛과 브래드는 바란 적 없지만, 그들의 의사는 중요치 않다. 비록 하얀 가운 대신 새빨간 입술에 가터벨트를 했지만, 그도 미치광이 과학자이기 때문. (이름마저 ‘프랑켄슈타인’에서 따왔다.)

STEP 3. <RHPS> in <Fame>

드랙퀸에 양성애자인 프랭크 박사, 외계인 집사 리프래프, 그와 남매지간인 ‘마젠타’, 프랭크 박사의 ‘그루피’ ‘콜럼비아’, 완벽한 몸을 가졌지만 프랭크 박사의 전 애인 ‘에디’(록스타 미트 로프가 분했다)의 뇌 반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바람에 지능도 반만 얻은 록키 등 너무도 섹시한 ‘괴물’들이 화려한 로큰롤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이 영화에 당대 언더그라운드 팬들이 열광하지 않을 리 없었다. 특히 뉴욕의 ‘웨이버리 씨어터(Waverly Theater)’에서 시작한 심야상영에는 등장인물로 분장하고 영화를 관람하러 오는 열성 팬들이 줄을 잇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는 처음엔 마니아들만의 놀이였지만, 예술학교 학생들의 꿈과 사랑을 다뤄 히트한 뮤지컬 영화 <페임(Fame)>(1980)에 관련 내용이 삽입되며 널리 인기를 끌기도 했다.

STEP 4. The newest [RHPS]

미드 <GLEE>의 "Touch a Touch a Touch a Touch Me" 장면

 대표적 컬트영화답게 <RHPS>는 <페임>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 직접 인용되거나 변주됐다. 국내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던 미드 <글리>에서도 <RHPS>를 주제로 한 에피소드를 만들었고, 원작 뮤지컬 역시 인기리에 매년 공연되고 있다. 게다가 폭스 채널에서는 아예 TV 시리즈를 준비했다는 소식. 인기 시리즈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MTF(male-to female) 트랜스젠더 배우 라벤 콕스가 프랭크 박사를 연기하며, 수잔 서랜든의 재닛 역할은 빅토리아 저스티스, 미트 로프가 연기한 에디 역할은 가수 아담 램버트가 맡는다.

STEP 5. “Don’t dream it, Be it.”

30년 동안 매주 토요일 자정에 <RHPS>를 상영하는 극장이 있다.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 있는 예술영화관 ‘뉴아트 씨어터(Landmark Nuart Theatre)’가 그곳. 2016년의 한국에도 스크린 앞으로 뛰쳐나가 ‘타임워프’에 맞춰 춤추고, 물총으로 비를 뿌리고 우산을 쓰는 <RHPS>만의 특별한 관람 문화를 경험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노래만은 마음껏 부를 수 있게 된 것 같다. 홍대 한가운데 자리한 ‘상상마당시네마’는 이 기념비적인 영화의 재개봉을 맞아 ‘싱얼롱’ 상영(https://goo.gl/DBt3SB)을 마련했다고 한다. 어쩐지 쑥스러워 주저된다면, 프랭크 박사의 마지막 노래 가사를 소리 내어 읽어보자. “Don’t dream it, B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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