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평범한 커플이 있다. 남자는 가슴에서 푸른 색의 무언가를 꺼내 여자에게 준다. 그들은 이내 사랑하게 되고 모든 것을 함께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게 예전 같지 만은 않고, 상대에 대한 불만이 쌓인다. 남자와 여자는 결국 결별을 선택하는데, 여자는 남자가 처음에 주었던 푸른 것을 내어놓지 않고 떠난다. 이별 후 남자는 슬픔인지 아픔인지 모를 암울한 공기에 둘러 싸여 괴로움에 떨지만, 머지않아 남자에게 새로운 여자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 여자는 자기의 푸른 것을 남자에게 온전히 주지 않고, 절반으로 나누어 갖는다. 러닝타임 6분인 단순한 그림체의 애니메이션은 ‘사랑’과 ‘관계’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칠레의 디지털 스튜디오 ‘Minie’가 크라우드 펀딩과 컬처 펀드의 자금을 받아 제작한 <The Gift>는 전 세계 110여개 영화제에서 상영되어 20여개의 상을 탄 화제작이다. 대사도 전혀 없이 백색 화면 위의 간결한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전달력이 높은 스토리를 구성하여, 스페인 Shorty Week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고, 그밖에 유럽, 아시아 권역에서도 호평을 들었다. 메이킹 영상도 있으니 같이 감상해보자.

Minie 스튜디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