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모습만을 연신 보여주는 ‘먹방’에 헛배가 부를 즈음 ‘쿡방’이 탄생했다. 방송 채널들은 유명 셰프들을 비롯한 연예인들을 불러 모아 브라운관을 요리하는 장면으로 가득 채우기 바빴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을 대신 채워주던 먹방과 비슷한 방식의 쿡방 또한 오래도록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리고 쿡방은 좀 더 새롭게 진화했다. 더 짧고 간단해진 쿡방은 더욱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Tasty <3-Ingredient Appetizers> 

요리 채널을 즐겨본 이들에겐 익숙한 제이미 올리버의 15분짜리 요리방송이 ‘원조’라면, ‘테이스티(Tasty)’는 요리방송계의 ‘아이돌’이다. 버즈피드의 음식 채널인 테이스티의 짧고 간단한 요리 영상은 텔레비전을 벗어나 스마트폰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제 제이미 올리버 같은 유명한 요리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보는 이들의 눈과 혀를 사로잡는 것은 재빠르게 완성되어 가는 음식뿐이다. 꿈 같은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 과정은 오히려 현실적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이 영상은 여느 요리방송보다 음식의 매력을 한껏 돋우는데, 단지 식욕만이 아니라 보는 이들의 요리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진정한 쿡방이라 할 만하다.

<3-Ingredient Appetizers>

 

<Millefeuille choco-framboise au café serré>

프랑스의 가정용 커피 브랜드 '까르떼 누아(Carte Noire)'의 디저트 메이킹 영상이다. 시리즈로 제작한 디저트 영상으로, 감각적인 색감과 빠르게 전환하는 영상미가 특징. 디저트 요리법을 참고할 수 있는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먹기조차 아까운 멋진 초코 프랑부아즈 밀푀유는 눈으로만 즐겨도 아쉬움이 없기 때문이다.

Carte Noire <Millefeuille choco-framboise>

 

<Tiramisu pistache au café sucré>

폭신폭신한 식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피스타치오 티라미수도 곁들여 보자. 역시나 요리사는 출연하지 않는다. 먹는 장면도 과감히 생략한다. 레시피 설명 대신 들려오는 음식 고유의 음향은 미세하게 청각을 파고들어 이내 입맛을 건드린다. 한편 이 영상은 과장된 시각효과로 무절제한 식욕을 자극하는 ‘푸드 포르노’라는 다소 관능적인 단어로 불리며 논란을 낳기도 했지만, 한껏 멋을 낸 매력적인 쿡방 한 끼가 오감을 자극하고 나아가 남다른 감각마저 솟아나게 한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Cafe Sucre <Tiramisu pistache>

 

(메인이미지- 영상 캡쳐 ⓒCARTE NO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