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말 두터운 매니아층을 가진 일본 SF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가 할리우드에서 <Ghost in the Shell>이란 제목으로 실사 영화화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쿠사나기 소령 역에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이 어울리는 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제작사는 벌써 티저 영상을 발표했다.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지만 내년 3월 말 개봉 예정인 이 영화의 분위기를 어슴푸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예고편

사실 <Ghost in the Shell>에 관한 우려 섞인 논란이 뜨겁다. 첫째로, 원작 영화가 가진 깊은 철학적 화두를 할리우드에서 재현할 수 있을 것인가? 차라리 영화화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둘째, 동양인인 쿠사나기 소령 역에 왜 서양인인 스칼렛 요한슨을 캐스팅했는가? 이는 또 하나의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 할리우드에서 백인에게 동양인 역을 맡기는 행태) 사례로 남을 듯하다. 셋째는, 감독 경력이 일천한 루퍼트 샌더스(Rupert Sanders) 감독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다. 장편 영화로는 2012년 <Snow White and the Huntsman> 이후 두번째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원작인 1995년 작 <공각기동대>는 재패니메이션의 위상을 세상에 드높인 획기적인 영화다. 이 영화의 오프닝엔 주인공의 고스트(두뇌)에 의체(사이보그 신체)가 만들어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 끼친 영향력을 금방 알 수 있는 비주얼에 동양적인 영화음악 또한 신비스럽다.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오프닝

전작에 이어 2004년에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후편 격으로 만든 영화 <이노센스>는 비주얼은 훌륭하나 철학적 주제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을 들었다. 다만 홍콩을 배경으로 한 몽환적 분위기의 가장무도회 퍼레이드에 관한 묘사는 화제였다.

<이노센스> 가장무도회 신

2017년 3월에 개봉될 실사 영화가 얼마나 원작에 다가설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인 열성 팬에게 <Ghost in the Shell>의 티저 영상은 긍정적인 힌트로 작용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