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eople with Money> 지가 2016년 5월부터 1년간 가수의 개인 수입 톱10을 발표하였는데, 놀랍게도 샤데이(Sade Adu, 1959~)가 9,600만 달러로 1위에 올랐다. 2위와는 약 6,000만 달러나 차이나는 압도적인 선두다. 1980~90년대 6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며 5,000만 장의 음반을 판매한 영국 팝스타였던 그가 홀로 딸을 키우며 매스컴을 피해 은둔 생활을 한 지도 꽤 오래 되었다. 전성기의 그는 이국적인 미모와 라운지 재즈 스타일의 부드러운 음악, 세련된 무대 연출로 특히 남성 팬의 열광적인 인기를 얻었다.
샤데이의 데뷔는 극적인 면이 있다.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네살 때 어머니를 따라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으로 건너와 자랐다. 패션스쿨 졸업 후 모델 활동을 잠시 하다가, 밴드 Pride의 일원인 친구의 요청으로 백 보컬에 나섰다. 밴드는 샤데이의 미모를 이용하여 남성 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그를 섭외했으나, 리드 보컬의 이탈로 우연히 무대의 중앙에 서게 되며 얼떨결에 데뷔를 치룬다. 그가 보컬로 나선 첫 공연은 매진되었고, 1,000여 명이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로 인기였다. 직후 그는 레코드사의 강력한 권유로 기존 밴드 멤버 3명과 같이 탈퇴해 자신의 이름을 딴 새로운 밴드 Sade를 결성한다. 1984년 발표한 데뷔 앨범 <Smooth Operator>는 세계적으로 400만 장이 팔렸고, 그해 그래미 신인상을 수상한다.
80년대 연이어 히트 앨범을 내며 승승장구하던 샤데이는 90년대 들어와 사생활을 갖게 되며 눈에 띄게 음악 활동을 줄였다. 매스컴에 노출되는 것을 싫어하며, 심지어 무대 공포증이 있다는 기사가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영국 작가 로버트 엘름스(Robert Elms)와 사귀면서 한동안 대중에게서 사라졌고, 스페인 영화감독 카를로스 플리에고(Carlos Pliego)와 결혼하면서 마드리드에서 지내기도 했다. 그는 자메이카의 음악 프로듀서 봅 모건(Bob Morgan)과 카리브해에 살면서 딸 하나를 얻었고, 헤어진 2005년부터 영국 전원 지방인 콧츠월드(Cotswold)에 은거하며 홀로 딸 미칼리아(Mickailia)를 키웠다. 2010년에는 새 앨범 <Soldier of Love>를 발표하며 실로 오랜만에 월드 투어를 재개하였다.
그는 불규칙적인 음악 활동에 비해 여전히 많은 돈을 벌어 들인다. 초콜렛처럼 부드럽고 세련된 음악은 영화나 광고에 자주 삽입되어 저작권 수입이 꾸준히 들어오며, 뒤로 땋은 검은 머리와 링 귀걸이가 트레이드 마크인 패션 아이콘으로서 유명 디자이너와 화장품 회사로부터도 러브콜을 받는다. 투자나 사업 수완도 상당하다. 화장품 Cover Girl Cosmetic, 햄버거 체인 Fat Sade Burger, 나이지리아 축구팀 Ibadan Angels, 보드카 Pure Wondersade, 향수 With Love from Sade, 패션 라인 Sade Seduction에의 투자나 브랜드 계약이 결실을 맺으며 줄을 이었고, 그의 재산은 2억 7,500만 달러(약 3,000억 원)에 이른다.
영국에서 가장 예쁜 마을이라고 알려져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중서부 지역 코츠월드. 이곳은 샤데이가 카리브해에서 돌아온 2005년부터 허름한 주택에서 딸을 키우면서 은둔하는 곳이다. 종종 평범한 차림으로 동네 마트에서 장을 보는 그의 사진이 신문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곳을 여행하게 되면 아델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80년대 스타가 눈에 띄지 않는 차림으로 지나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