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단순히 ‘중성적인 목소리’로만 묶어 소개하자니 사실 아깝다. 목소리는 물론이고 노래까지 완벽하니까. 음악 전체로 보아도 더할 나위가 없다. 소년 같으면서도 성숙하고, 깊이 있는 목소리로 자연스레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음악들. 2010년대 이후 등장한, 세 명의 해외 뮤지션을 주목하자.

 

1. Rhye

Rhye(라이)는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남성 듀오다. 멤버는 덴마크 출신의 로빈 한니발(Robin Hannibal)과 캐나다 출신의 마이크 밀로쉬(Mike Milosh). 이 중 우아하고 신비로운 목소리를 자랑하는 이는 바로 마이크 밀로쉬다. 그는 3살 때부터 전문적으로 첼로를 배웠고, 재즈 애호가로 자라났다. 훗날 베를린에서 보컬과 프로듀서를 공부하며 ‘milosh’라는 이름으로 두 장의 앨범(<You Make Me Feel>, <Meme>)을 발표하기도 했다. 얼터너티브 R&B와 다운템포 사운드를 접목한 정규 1집 앨범 <Woman>(2013)은 뛰어난 완성도를 가진 앨범으로 평가받으며 음악 좀 듣는다는 리스너들의 주목을 한눈에 받았다. 2017년에는 내한하여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에 참가했고 올해 초에는 5년만에 두 번째 정규앨범 <Blood>(2018)을 발표하며 팬들을 반갑게 했다. 따뜻함과 차가움을 동시에 지닌 마이크 밀로쉬의 목소리는 쓸쓸하며, 동시에 영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Rhye 'Last Dance'

☞ [ 1집 수록곡 ‘Open‘ M/V바로가기]

 

2. Borns

사진 출처: Borns 공식 홈페이지

미국 미시간주 출신의 인디 팝 싱어송라이터 Borns(본스)는 데뷔 싱글 <10,000 Emerald Pools>(2014) 한 장으로 예사롭지 않은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바다처럼 깊고 풍부한 목소리, 게다가 콧수염 자국이 없었다면 여자로 착각할 정도로 아리따운 외모를 자랑했으니까. 그는 앞서 본명인 가렛 본스(Garrett Borns)로 지역 행사(TEDx)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실력을 쌓았고, 10살 때 이미 재능 있는 마술사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라, 그의 재능이 놀랍다) 정규 1집 앨범 <Dopamine>(2015)은 록, 포크, 일렉트로니카 같은 여러 장르를 융합하여 개성 있고 감각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며, 올해 발표한 2집 <Blue Madonna>(2018)는 좀더 다듬어진 보컬과 음악적으로 성숙해진 면모를 보여준다. 나른한 듯 몽환적이고, 고음도 무난히 소화하는 힘 있는 보컬은 1992년생. 올해로 27살밖에 안 된 그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Borns '10,000 Emerald Pools'

☞ [Borns가 출연한 ‘American Money’ M/V 바로가기]
☞ [Garrett Borns로 활동할 당시 TEDs 공연 바로가기]

 

3. Nothing But Thieves

Nothing But Thieves(NBT)는 2012년 결성한 영국 에식스 출신의 5인조 록 밴드로, 2014년부터 꾸준히 싱글 앨범을 발표하며 인지도를 쌓아 왔다. 이듬해 정규 1집 앨범 <Nothing But Thieves>(2015), 2년 후 정규 2집 앨범 <Broken Machine>(2017)을 발표했고,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 뮤즈(Muse) 같은 유명 뮤지션들의 투어 오프닝 무대를 서면서 현재는 UK 언더그라운드 신은 물론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클래식 록의 영향이 짙은 이들의 음악에서 빈티지하고 미니멀한 악기 톤을 잡아주는 건 보컬 코너 메이슨(Conor Mason)의 절절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다. 높은 고음을 자유자재로 내는 그의 존재는 다른 밴드보다 더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호소력 짙은 보이스는 감성적인 멜로디를 만나 더욱 강렬한 울림을 전한다.

Nothing But Thieves 'Itch'(Live)

☞ [1집 수록곡 ‘Lover, Please Stay’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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