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츠 틸레만스(Toots Thielemans)는 1922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나 2016년 브뤼셀에서 향년 94세로 생을 마감했다. 역시 벨기에 출신인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 1910~1953)를 동경하여 기타리스트가 된 그는, 영국의 인기 재즈밴드 조지 시어링 퀸텟(George Shearing Quintet)에서 기타를 치며 간혹 하모니카를 불곤 했다. 그는 1961년 자작곡이자 기타 연주에 휘파람을 불며 부르는 ‘Bluesette’이 히트하면서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곡은 당시 인기 영화 <미드나잇 카우보이>와 <겟어웨이>에 삽입돼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쳤다. 오리지널 기타 버전과 최근의 하모니카 실연 버전으로 들어보자.
그는 독자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하모니카 연주를 시작했다. 재즈 솔로이스트로 활동하며 하모니카의 명인이 된 그는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음악, 팝 음악의 사이드 연주 등에 하모니카를 하나의 악기로 진출시키며 그 위상을 크게 바꿔 놓았다. 전 세계 어린이에게는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의 엔딩곡으로도 많이 알려졌다.
1990년대 들어서는 세계 음악의 다양한 장르에 하모니카를 접목하였다. 1992년에는 브라질 아티스트들과 공동으로 앨범 <The Brasil Project>를 발표하기도. 그중 브라질의 저항운동 가수 카에타노 벨로주, 싱어송라이터 조앙 보스쿠와 협연한 두 곡을 들어 보자.
1998년에는 프랑스의 샹송을 재해석한 음반 <Chez Toots>를 발매한다. 이중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의 명곡 ‘Sous Le Ciel De Paris(파리의 하늘 아래)’를 들어 보자.
투츠 틸레만스는 2002년과 2004년에 팔순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내한공연을 한 바 있다. 2년 전 벨기에 앤트워프재즈페스티벌에 깜짝 출연해 대중에게 마지막 모습을 전했던 그는 하모니카의 달인에서 하모니카의 세계적 전도사로 나아간 위대한 거장으로 예술사에 남았다.